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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붙은 AI 인재전쟁…대졸 초임 연봉 올리고ㆍ회사 통째 사기도
- 삼성 위구연ㆍLG 그라함ㆍSK하이닉스 김영한…
- 핵심두뇌 영입 사활…최고경영진 직접 챙겨
- 소니ㆍNTT도코모 등 대졸 초임 연봉 인상 바람
- AI인재ㆍ원천기술 확보 위해 스타트업 통째 사기도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4차 산업혁명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인공지능(AI) 인재 모시기 전쟁이 국경을 초월해 격화하고 있다.

박사급 인재 영입을 위해 억대 연봉을 제시하는 것은 기본, 대졸 초임부터 연봉을 상향하고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인재 유치에 나서는가 하면 AI 인재들이 집결한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는 인수합병도 늘어나고 있다.

11일 재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AI 인력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핵심 두뇌’ 쟁탈전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AI 대졸 초임 연봉 인상에 불을 당긴 것은 일본의 간판 전자기업 소니다.

소니는 최근 “2019년도 입사하는 대졸 AI 인력의 초임 연봉을 최대 20% 인상한다”고 밝혔다. 신입 채용 인원 400명 중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는 대부분의 일본 기업이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높아지는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따르고 있는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조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봉 730만엔(7980만원)을 받는 대졸 신입 사원이 나올 예정”이라며 “일률적인 급여체계가 재검토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 인재를 이동시켜 일본 전체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 1위 통신사 NTT도코모 역시 AI 전문성을 보유한 인재에 평균 연봉의 3.4배에 해당하는 3000만엔(3억2800만원)을 제시하고 올 여름부터 채용에 나선다.

세계 최고수준의 박사급 AI 전문가 유치전은 더 뜨겁다.

위구연 삼성전자 펠로우

삼성전자는 작년 6월 AI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다니엘 리 코넬테크 교수를 영입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위구연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펠로우’로 영입했다. ‘펠로우’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전문가에게 부여하는 회사의 연구 분야 최고직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AI센터를 5개국에 7곳 구축하고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2020년까지 1000명 이상(국내 약 600명, 해외 약 40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다린 그라함 LG전자 AI연구소장
LG전자도 최근 캐나다 토론토 소재 세계적 인공지능 기관 ‘벡터연구소’의 창립 멤버이자 인공지능망 전문가인 다린 그라함 박사를 토론토 AI연구소 소장으로 선임했다. 

김영한 SK하이닉스 수석 연구위원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AI 역량 강화를 위해 ‘데이터 리서치’ 조직을 신설하고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가인 김영한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종신 교수를 수석 연구위원(전무급)으로 영입했다. SK하이닉스가 AI 분야 정상급 인재를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재 영입에는 최고경영진도 발벗고 나섰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작년 11월 미국 실리콘밸리로 날아가 AI, 로봇,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 5G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박사급 인재 영입을 직접 챙겼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김영한 수석 연구위원 영입에 각별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글로벌 기업들은 AI 인재 확보 차원에서 스타트업을 통째 인수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실리콘밸리 AI 플랫폼 개발 기업 ‘비브 랩스’를 인수했고, 2017년에는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처음으로 대화형(챗봇) AI서비스 업체인 플런티를 사들였다.

LG전자는 작년 미국 AI 프로세서 설계 전문 스타트업 ‘자이어팔콘’에 22억원을 투자해 지분 1%를 획득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AI 인재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사업 영토 확장을 위해서는 AI 기술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IoT(사물인터텟), 로봇, 스마트 시티 등 AI 분석ㆍ설계 기술이 필요한 분야는 많지만 전 세계적으로 AI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AI 인재(2008~2017년 누적)는 2만8536명으로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국 1만8232명, 인도 1만7384명이고, 한국은 2664명에 그쳤다.

재계 관계자는 “AI가 글로벌 경제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등에 비해 AI 시장 진입이 늦었던 만큼 AI 인재와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속도전은 더욱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시장은 올해 1조9010억달러(2250조7800억원) 규모에서 2022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3조9230억달러(4644조83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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