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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북미회담 1년] 트럼프·김정은 ‘세기의 만남’ 1년…‘출구 못찾는’ 北비핵화
70년 적대 끝내고 ‘역사적 회담’
미군 유해수습등 4개항 합의
비핵화 개념은 서로 다른 생각
판 어그러질 불안한 국면 지속
美, 3차정상회담 문 열어놓고…
北에 先비핵화 조치 거듭 촉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어느덧 1년(6월 12일)을 맞는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북미정상회담은 1972년 미중수교의 초석을 놓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 국가주석의 사상 첫 미중정상회담, 그리고 1985년 냉전종식의 출발점이 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미소정상회담에 비견되는 ‘세기의 만남’으로 불리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북미는 비핵화 해법을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며 심각한 갈등양상마저 빚고 있는 형편이다.

▶세기의 만남…하노이 결렬 씨앗 잉태=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12초 간 악수로 역사적인 만남을 시작했다. 70여년간 이어진 적대관계에 마침표를 찍고 30여년을 끌어온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미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손을 맞잡는 순간이었다.

북미정상은 싱가포르에서 나름의 성과도 남겼다. 4시간45분을 함께 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6ㆍ25전쟁 미군 유해 수습 및 송환 등 4개항이 담긴 6ㆍ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그러나 핵심의제였던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지난 2월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씨앗은 이미 싱가포르에서 잉태된 셈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반드시 짚어야할 북한 비핵화 의지와 비핵화 개념조차 확인하지 못한 결과 6ㆍ12 공동성명은 원론적 수준에 그쳤고 자체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오지 못했다”고 평했다.

▶북미 비핵화해법 좁혀지지 않는 간극=1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크게 꺾이고 말았다. 북미가 비핵화 해법을 둘러싸고 확연한 입장차를 고수하고 있는 탓이다.

북한은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단계적ㆍ동시적 이행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4일 6ㆍ12 북미공동성명 1주년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의 공명정대한 입장에 어떻게 화답해 나오는가에 따라 6ㆍ12 공동성명이 살아남는가 아니면 빈 종잇장으로 남아있는가하는 문제가 결정될 것”이라며 “미국은 지금의 셈법을 바꾸고 하루빨리 우리의 요구에 화답해 나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곧바로 언론인터뷰를 통해 “북한은 김 위원장이 하겠다고 한 것을 이행해야 한다”며 “그것이 시작부터 우리의 입장이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동의한 비핵화 조치에 나설 것을 주문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없이는 제재 완화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길어지는 기싸움…다가오는 미 선택의 순간=문제는 다음 수순이다. 언제 판이 어그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불안정한 교착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올해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하면서 미국에게 ‘새로운 계산법’ 제시를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임을 예고한 상태다. 신 센터장은 “상황 변화가 없다면 북한은 내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전략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하고 상황이 좋다는 논리를 내세워 대선을 치를지, 아니면 군사적 긴장까지 포함한 최대 압박으로 돌아갈지 선택을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그나마 북미 모두 3차 북미회담을 포함한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 간 소강국면과 기싸움이 너무 길어지고 있는데 북미 모두 3차 정상회담 필요성과 6ㆍ12 공동성명의 정신을 지키겠다는데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 남북정상 간 원포인트 회담을 열어 큰 틀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로드맵을 그리고 3차 북미회담에서 각론적 합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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