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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글씨로 써내려간 6ㆍ10항쟁 상황일지 공개…‘성금 2000여만원, 토큰 6개,회수권 6장…’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성금접수현황:1987 6. 15. 10:00 현재, 현금 20399690원, 49달러, 1000엔, 토큰6개, 회수권 6장, 부상자현황 중상 27명, 경상 224명‘

’언니 오빠들에게 보냅니다. 많은 도움이 못되어 죄송합니다. 도시락속에 든 쪽지 받고 여러 아이들에게 읽어주었습니다. 보내는 물건은 단순한 동정심이 아닙니다~. 계성여고 학생들의 쪽지‘

삐뚤삐둘한 손글씨로 적어내려간 66·10민주항쟁 명동성당 농성투쟁 상황일지’가 공개됐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6·10민주항쟁’32주년을 맞아 이같은 내용이 담긴 관련 상황일지를 공개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이번 공개되는 자료는 명동성당 내외부의 농성투쟁 현황, 부상자 현황, 지원물품 현황 등을 정리한 상황일지, 명동성당에 반입된 유인물, 각 대학 및 시내 상황, 시위 상황에 대한 보도 내용 정리, 시민들의 지지 발언 소개 등 74쪽으로 구성되어 있다.1987년 6월 10일부터 15일까지 5박 6일간의 명동성당 농성투쟁은 1987년 6월 10일 열린 ‘박종철군 고문치사 조작, 은폐 규탄 및 호헌철폐 국민대회’가 6·10 민주항쟁으로 진전되는 중요한 계기가 된 사건이다. 

서울 명동성당 청년단체는 농성이 시작되자 사제관 양모 신부 방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신학생 등이 가톨릭 서울대교구 용지에 작성한 상황일지를 시간, 제목(또는 송화자), 내용, 비고로 나누어 작성했다. 1987년 6월 10일 오후 4시 성당 마당에서 시작된 상계동 철거민 출정식과 오후 5시 서울시내 시위대가 골목을 통해 성당으로 진입하는 내용으로 시작한 상황일지는 14일 밤 12시 경찰병력 완전철수라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12일부터 상황일지는 시민, 학생의 제보와 지원 물품과 방법에 대한 내용, 명동 인근 시민의 지지 시위 참가자 수의 급속한 증가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상황일지는 명당성당 구내에 퍼부은 최루탄 수까지 기록하고 있는데, 경찰이 난사한 최루탄과 물리적 충돌로 인해 부상자가 속출하자, 환자 치료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내용도 상황일지의 주요한 내용을 이루고 있다.

13일 새벽부터는 사제단과 시위대 대표와 협의 내용, 사제단과 시경국장과 대화 내용, 청와대의 강경한 입장, 경찰의 진입에 대응해 신부들, 가톨릭 청년들이 학생들과 함께 하겠다는 입장 등이 적혀 있으며, 혼배 미사가 진행 중이라 명동성당 출입 가능하다는 내용도 있다.

특히 “쌀 1가마, 돼지고기 30근. 김치 외 반찬 다수”의 지원 물품 등을 포함하여 시민들의 성금과 지지 내용의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도 눈에 띈다. 

14일에 0시부터는 신부 40여 명, 수녀 200여 명이 학생들과 함께하겠다는 ’민주화를 위한 철야 기도회’가 진행됐고, 바리케이드 철거 후 수녀들이 인의 장벽이 되겠다.”는 사제단의 제안을 시위대가 수용하여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동성당 농성투쟁 참가들의 토론 내용과 신자들의 시위 동참 등의 내용이 적혀있고, 마지막 24:00에는 경찰 병력 완전철수라는 메모로 마무리 됐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선 이사장은 “이번에 소개되는 ‘6·10 민주항쟁 명동성당 투쟁일지’는 민주화운동사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기록물”이라며“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그 날의 뜨거운 열기가 생생히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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