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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금리인하론 급속 확산…‘무역戰 악재’ 구원투수로
파월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치”
9월·10월 두차례 인하 전망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던 주식시장에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 연설에서 “최근 고조되는 무역분쟁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현재의 강한 고용 시장과 균형 잡힌 2% 인플레이션 목표 아래 경기 확장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줄곧 ‘인내심’이란 표현으로 중립적 입장을 강조해온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 가능성에 한 발짝 다가선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 현재 경제가 좋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상황이 변하면 경제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펼 수 있다”며 “그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해 금리 인하 기대를 증폭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역분쟁이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90% 반영하고 있다.

12월 FOMC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될 확률도 80%를 웃돌고 있다. 세 번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확률도 30% 수준이다.

투자은행들도 전망을 바꾸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9월에 0.5%포인트, 12월에 추가로 0.25%포인트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 체이스는 9월과 12월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당초 2020년까지 연준이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거나 오히려 인상할 것으로 봤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전망을 수정했다.

BMO캐피털마켓의 금리 전략가인 존 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연준이 (시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한 것”며 “‘인내심’ 스탠스에서 ‘행동할 준비가 됐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시장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빠질 위험을 줄였다”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폭발적이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14%, 나스닥 지수는 2.65%,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06% 급등했다.

일간 기준으로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그간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를 선반영하며 큰 폭의 랠리를 보였던 채권금리는 반등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2.119%로 전날보다 0.034%포인트 올랐다.

다만 파월 의장이 발언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컨설팅 업체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와이버그 수석 국제경제학자는 “파월 의장은 단지 연준의 권한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전에 무역긴잔 완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 경기침체의 신호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해서도 “매우 최근의 일”이라며 당장 금리 인하를 행동으로 옮기기엔 섣부르다고 경계했다.

한편 호주중앙은행(RBA)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행렬이 이어지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뉴질랜드와 말레이시아 등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인도는 오는 6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지난 2월부터 이어온 기준금리 인하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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