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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믿었던 경상수지도 ‘적자’…외국인 ‘셀코리아’ 본격화하나
4월까지 주식투자 늘었지만
5월 미중분쟁에 3조 이탈
펀더멘털 우려 가중시
유출 가속화 가능성 거론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뒷받침하던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로 전환하면서 대규모 외국인 자본 유출의 도화선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경상수지 개선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 외국인도 빠르게 발을 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20억4000만달러, 주식투자는 22억6000만달러 늘었다. 당시 양호한 성장 전망으로 증시가 2250선에 근접하는 상승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1분기 역성장이 확인되고 미ㆍ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며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지난달 외국인은 증시에서 8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며 한 달 새 3조531억원 순매도라는 기록으로 이어졌다. 월별로는 미ㆍ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작년 10월(-4조6120억원) 이후 가장 많은 유출세다.

미ㆍ중 협상이 여전히 표류하는 가운데 4월 경상수지마저 적자에 빠지면서 외국인 대거 이탈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상수지가 악화되면 국가 신뢰도가 낮아져서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는 만큼 현재 수출이 한국 경제의 키를 잡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만약 반도체 경기 부진과 미ㆍ중 무역전쟁 등으로 수출이 하반기에 감소하고, 이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급격히 줄어든다면 상당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펀더멘털 악화에 따른 원화 약세도 자본 유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심리적 지지선인 1200원 직전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방어로 110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1∼3월 외국인 순매수 주체의 68%가 헤지펀드 자금으로 추정된다며 환율 상승이 이들 자금의 유출 유인이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신익 KB경영연구소 거시금융센터장은 “이미 5월에 펀더멘털 우려와 대외여건 악화가 종합적으로 결합해 환율이 급등한 상태”라며 “길면 6개월까지 상당기간 동안 1150∼1200원에서 횡보 조정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상수지 자체보다 디플레이션이 나타나 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경우 외국인이 캐리트레이딩을 통해 원화 자산에서 얻을 자본차익 유인이 커진다”며 “차익거래 유인 확대와 펀더멘털 악화가 어디까지 진전되는지가 환율에 중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외국인 움직임에는 미ㆍ중 협상 진행과 그에 따른 미국 통화정책 변동이 더 중요한 변수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간밤 뉴욕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급등하자 이날 코스피가 상승 출발하기도 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상수지 적자는 배당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미ㆍ중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과 양국의 정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가 시장에서는 더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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