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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반도체 자급율 높이기 총력…전문가 “30~40년 후에나 가능할 것”
中 정부, 수익 내는 칩 관련 기술기업에게 법인세 면제 파격 혜택
하이엔드 칩 중 95%가 수입…반도체 자급 사실상 불가능
표준 이하 중국제 사용-제3의 중개업차 통한 매입 등 대안으로

미국의 화웨이 거래 제재 조치 이후 중국 정부는 반도체 자급율 제고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칩 자급자족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이 중국의 1위 기술기업인 화웨이를 거래 제재 대상으로 지목한 후 미국의 주요 칩(chip) 제조사들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중국 정부자 자국의 반도체 ‘자급율’을 높이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업에 각종 세금 혜택을 부여하며, 반도체 기술을 빠른 시일내에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현재 수입하는 반도체를 자국 제품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수 십 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는 자국의 첨단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하에,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디자인하고 제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FT는 “미국이 하이크비전 등 중국의 다른 주요 기술기업까지 ‘블랙리스트’에 올려놓는 다면 칩 수급 안정화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중국 정부는 반도체 관련 기술기술기업들에게 파격적인 ‘당근’을 제공하면서 칩 자급률을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22일 집적회로 설계와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해당 업계의 기업이 올해 말 전에 이익을 내면 2년간 기업소득세를 면제하고 3∼5년째는 법정 세율 25%의 절반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자급자족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은 고성능 칩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스마트 기기 내 들어가는 칩의 70% 역시 해외에서 수급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칩의 일부가 향후 몇 년 내에 중국 제품으로 대체될 수는 있겠지만, 완전한 자급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하이 소재 반도체 연구회사인 ICWise의 구 웬준은 “칩 업계는 (최근 무역전쟁 과정에서) 자급자족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했다”면서도 “중국이 칩 설계와 제작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대부분의 핵심 분야 모두에서 자급자족을 이루는 데 까지는 30~40년이 더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 반도체 제조사들도 기술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마저도 전망이 밝지는 않다. 반도체 제조사인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유니클라우드의 왕 차오 씨는 “수익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기술을 개발하고 ‘자동적이고 통제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왕 씨는 칭화유니그룹이 향후 1년 반 동안 5G 장치에 필요한 7나노미터 칩을 만드는 데 있어 미국을 따라잡을 수는 있지만, “아마 그때쯤이면 미국은 5nm 칩을 보유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여전히 한참 뒤처질 것이다”이라고 밝혔다.

중개업체를 통한 칩 수급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대형 기술업체들은 중개업체를 통해 단기적으로 칩을 구입, 비축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한 중국의 전자제품 유통업체 대표는 최근 중국 신천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업체 박람회에서 “우리가 다루는 제품의 50%가 미국산으로 고객 중에는 하이크비전과 다후아도 있다”면서 “대형 고객들은 제재를 대비해 칩을 비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기술회사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되면 표준 이하의 중국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과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지 않은 회사나 제3국들을 포함한 다른 채널을 통해 은밀하게 제품을 수급하는 것 중 한 가지를 택해야 한다”면서 “이는 아주 골치아픈 선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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