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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는 ‘선진국 쓰레기하치장?’…외교문제로 비화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전쟁’ 언급할 정도
-말레이도 “3000t 쓰레기 되가져가라” 통첩
-인도네시아는 폐기물 수입 규제 강화 추진

2019년 5월 28일 요비인 말레이시아 에너지·과학기술·환경·기후변화부 장관이 쿠알라룸푸르 인근 포트 클랑 항(港)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폐플라스틱으로 채워진 컨테이너를 공개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필리핀에 이어 말레이시아가 자국에 밀반입된 수백t 규모의 쓰레기를 적발해 일본과 영국, 캐나다, 미국 등 배출국에게 다시 가져가라고 통첩했다.

이는 중국이 작년 폐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하자 선진국들이 동남아 국가에 쓰레기를 떠넘기는 데서 나타난 현상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외교문제로 비화될만큼 심각한 양상이다.

29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요비인 말레이시아 에너지·과학기술·환경·기후변화부 장관은 전날 쿠알라룸푸르 인근 포트 클랑 항(港)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로 채워진 컨테이너를 공개했다.

요 장관은 “앞쪽에는 합법적인 재활용 폐기물이 보이지만, 그 뒤는 불법 폐기물로 채워져 있다”면서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이들, 반역자들이 재활용 불가능한 쓰레기를 밀수하는 데 가담해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호주, 미국, 스페인 등 10개국에서 반입된 컨테이너 10개에 실린 450t 규모의 쓰레기를 배출국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발 폐기물이 실린 컨테이너 50개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최종적으로 반환되는 쓰레기의 규모가 3천t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29일 불법 폐기물이 실린 컨테이너 5개를 스페인에 돌려보낸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유해 폐기물을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로 속여 자국에 반입하는 정황이 파악되자 폐기물 수입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 5월 15일 캐나다 주재 자국 대사와 영사들을 전격 소환하는 강수를 뒀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관계 당국에 캐나다산 쓰레기를 즉각 돌려보내라고 지시했다. 필리핀 환경단체의 캐나다대사관 앞 시위 모습.[EPA]

필리핀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캐나다가 유독성 폐기물을 수년째 가져가지 않자 ‘전쟁’이라는 단어까지 언급하며 조속히 회수해갈 것을 요구했고, 이달 초 캐나다 정부는 2013∼2014년 필리핀에 밀반입된 폐기물이 담긴 컨테이너 69개를 되가져가기로 필리핀 정부와 합의했다.

한국도 지난해 말 필리핀 환경단체가 불법으로 수입된 대규모 쓰레기를 되가져갈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외교 문제가 됐다.

우리나라 환경부는 불법 수출업체에 폐기물 반입을 명령했지만, 해당 업체가 명령을 따르지 않자 대집행을 통해 이 중 일부를 국내로 되가져왔다.

pow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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