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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임 떠넘기기 ‘핑퐁게임’ 되나…檢 ‘주가조작’ 범LG가 3세 적색수배
-시총 6000억 모다·파티게임즈 상장폐지 위기
-‘해외 도피 구본현 vs 한국 공범’ 처벌 난항
-검찰,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여권무효화 조치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검찰이 시가총액 6000억원의 벤처기업을 상장폐지 위기로 몰아넣은 뒤 해외로 도피한 ‘범LG가(家) 3세’ 구본현(51·사진) 씨를 인터폴 적색수배하고 공범을 먼저 불구속 기소했다. <헤럴드경제 24·27일 단독보도 참조> 주가조작 주범인 구 씨가 해외에 있는 상태에서 공범 재판이 열릴 경우 ‘책임 떠넘기기’로 제대로 된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오현철)는 28일 구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기소중지,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 여권무효화 조치를 취했다.

검찰에 따르면 구 씨는 코스닥 상장사인 ‘파티게임즈(PATI Games)’와 모(母) 회사 ‘모다’를 무자본 인수한 뒤 허위공시를 이용한 주가부양으로 약 145억 원의 부당이익을 취득하고, 회사 자금 약 227억 원을 횡령 또는 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공범 최모(51) 씨, 이모(55) 씨, 김모(48) 씨 등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특경가법(횡령), 특경가법(배임) 등으로 먼저 불구속기소했다.

법조계에서는 해외로 도피한 구 씨와 국내에 남은 일당 간에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 씨에게 책임을 떠넘긴 채 나머지 일당이 가벼운 처벌을 받으며 사건이 일단락되고, 이후 구 씨가 돌아와 다시 공범들에게 책임을 넘기면서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범죄는 벌어졌지만 아무도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피해자 측 변호사와 사건 내역을 알고 있는 대검찰청 관계자도 이같은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검찰은 최 씨, 이 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검찰 관계자는 “구 씨가 해외로 도주 중인 상황에서 수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구 씨 공범들과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은 진술만으로 책임을 넘기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구 씨 일당 중 1인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A씨는 “일단 법원 판결에 의해서 사실 관계가 확정되면 구 씨가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 다시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뒤집히려면 (나머지 일당인) 최 씨, 이 씨, 김 씨가 검찰과 법원 진술을 번복해야 하는데 그러면 위증에 의한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증거에 의해 기소 및 공판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특정인에게 진술만으로 책임을 떠넘기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구 씨는 구자경 LG명예회장의 조카다. 2011년 구 씨는 벤처기업 엑사이엔씨 대표로 있으면서 추정 매출액을 허위로 꾸미고 사채업자와 함께 주가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시세 차익 253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직원 대여금 형식으로 회사 돈 765억원 빼돌린 혐의와 회사 약속어음을 개인채무 담보물로 제공하는 등 100억원대 배임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다.

2016년 6월 단기 차입금을 갖고 파티게임즈와 모다를 인수했다. 파티게임즈는 모바일게임 ‘아이러브커피’ 시리즈가 흥행하고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 ‘아이템베이’ 등을 인수하며 널리 알려졌다.

구 씨는 모다와 파티게임즈 주가를 각각 3027원, 7097원대에서 1만6200원, 1만5887원까지 끌어올리고 암호화폐 광풍이 불던 때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을 하겠다고 밝히거나, ‘벤처연합군’으로 유명한 유니콘 스타트업 ‘옐로모바일’에 합류한다고 허위 공시했던 사실 등이 금융감독원과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자 지난해 말 네덜란드로 출국했다.

한국거래소는 모다와 파티게임즈에 대한 상장폐지 정리매매 종목으로 지정했다. 1만600원, 7346원이었던 주식이 각각 502원, 150원의 ‘동전주’가 되면서 소액주주 300여명은 경영진과 한국거래소, 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소송도 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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