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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 5G 오픈랩 개소 강행…韓 시장 ‘정면돌파’
- 30일 세계 첫 5G 오픈랩 서울에 개소
- 거래제한 동참 막고 협력사 파장 최소화

지난달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 [화웨이 제공]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서울 5G 서비스개발센터(오픈랩) 개소를 강행한다. 미국이 화웨이 거래제한에 한국의 동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내린 결정이다.

글로벌 IT기업이 속속 화웨이 거래제한에 동참하는 상황에서 한국시장으로의 파장을 최소화하고 국내 협력사를 단속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화웨이코리아에 따르면, 화웨이는 당초 계획대로 오는 30일 서울 5G 오픈랩을 개소할 예정이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5G 오픈랩 개소)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려는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5G 오픈랩 개소는 단순히 특정 기업 몇 군데가 아닌 화웨이가 한국 ICT산업 전체, 여러 기업들에 내건 약속”이라고 말했다.

행사 규모는 일부 축소한다. 화웨이는 개소식 하루 전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5G 오픈랩을 대대적으로 알리려 했으나 현재 상황을 고려해 이를 생략키로 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 5G 오픈랩은 서울에 세계 최초로 문을 열게 됐다. 화웨이는 올해 초 유럽, 중동, 아시아 등 3개 지역에 5G 오픈랩을 설치하고 현지 기업과 협업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서울 5G 오픈랩은 국내 대중소 기업을 대상으로 5G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테스트 장비 등을 제공하고 5G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시아지역 5G 시장을 공략키 위한 핵심 거점인 셈이다.

다만, 구체적인 5G 오픈랩의 위치나 규모, 투자비용 등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5G 오픈랩을 총괄하는 역할은 화웨이코리아 임원이 겸직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화웨이는 수차례 한국을 ‘중요시장’으로 언급하며 공을 들여왔다. 아시아 5G 공략의 교두보로 서울을 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은 지난달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5G 및 ICT 업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화웨이 구매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화웨이 내부에는 한국을 전담하는 구매조직이 존재할 정도”라고 말했다.

화웨이코리아에 따르면, 화웨이가 지난해 국내 기업들로부터 구매한 소재부품 규모는 약 106억달러(약 1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수출액의 약 10.5% 수준이다. 지난 5년 동안 화웨이가 구매한 한국산 부품 총 구매액은 약 233억500만달러(약 25조6000억원) 수준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의 제재에도 화웨이가 5G 오픈랩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국내 협력사를 대상으로 차질 없는 부품 공급, 협력을 이어가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속에서 5G 오픈랩 개소를 강행하는 것은 미국의 압박에 대해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작 오픈랩에 참여하는 기업은 미국이나 국내 여론 등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 역시 “화웨이 5G 생태계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국내 협력사에게 건재함을 과시하고 지속적인 거래를 이어가기 위한 달래기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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