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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와 트럼프 前참모, 유럽의회 선거에 드리운 의혹의 그림자
배넌, 프랑스 극우정당 옹호
러시아의 유럽 극우정당 관계 의심도 깊어져

스티브 배넌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유럽의회 선거에 미국의 극우 인사 스티브 배넌과 러시아가 짙은 그림자를 만들고 있다. 배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16년 당선에 직접적인 도움을 줬던 인물이고, 러시아는 트럼프 캠프와 불법적인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국가다. 반(反)난민-반EU(유럽연합)를 내세운 극우 정당의 돌풍에 직면한 유럽 정계에서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발단은 프랑스에서다. 최근 프랑스를 방문 중인 배넌은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을 ‘현대적 여걸’이라며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유럽의회에서 선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24 방송은 “배넌이 유럽의회 선거에 카메오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배넌은 미국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 창립자로,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도널드 트럼프를 백악관에 입성시킨 일등공신으로 여겨진다.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가 적극 내세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와 반(反) 이민 정책 등이 그의 아이디어다.

그는 한 방송에 출연해 “국가주의, 포퓰리즘, 민족주의 운동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전세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도 유익하다”고 말했다.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은 발끈하고 나섰다. 배넌이 유럽을 파괴하기 위해 트럼프가 보낸 토로이의 목마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르펜 측은 즉각 배넌과 공식적인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RN의 주요 인사들이 런던에서 배넌과 만나 당 자금 조달 문제를 논의하는 장면이 TV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배넌이 유럽 극우 정당과 폭넓고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심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의 주인공인 러시아도 유럽의회 선거에 불청객 역할을 하고 있단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극우 자유당 소속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가 지난 17일 러시아 신흥재벌을 자처한 한 인물과 정치적 후원을 대가로 정부 사업권을 약속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슈트라헤 부총리는 결국 낙마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가 유럽 극우 정치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심은 확산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와 유럽 극우 진영의 결탁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유럽의회 선거는 오는 23∼26일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에서 진행되며 프랑스에서는 26일 치러진다. 미국 CNBC는 “여론조사에서 마크롱과 르펜은 막상막하”라며 “마크롱과 유럽의 진보적 기득권층을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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