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ㆍ배달ㆍ숙박앱 급성장과 온라인 중고 매매 폭증에 따른 역효과로 전자거래 분쟁이 2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전자거래(문서포함) 관련 ICT분쟁건수가 2016년 6909건에서 지난해 1만8770건으로 불어났다. 전체 ICT분쟁에서 전자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76%에서 지난해 82%로 약 6%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ICT분쟁 10건 중 8건 이상이 전자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KISA는 ICT기술 발달로 O2O서비스와 중고ㆍ부업ㆍ재능 등 각종 거래사이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전자거래 분쟁 증가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간에서 서비스를 이어주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직접적으로 분쟁에 관여하지 않아 당사자 간 분쟁이 더욱 발생하고 있다.
조준상<사진> KISA ICT분쟁조정지원센터장은 “플랫폼 사업자들은 통신판매중계업자로 등록돼 있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하는 당사자 간 분쟁에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다”며 “이에 따라 KISA로 관련 분쟁 상담과 조정신청이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거래 분쟁에서 최근 더욱 부각되는 유형이 개인 간 거래로 인한 ‘C2C’ 분쟁이다. 개인끼리 중고, 재능을 사고 파는 것과 함께 SNS 상에서 화제되는 인물이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도 C2C에 해당된다.
실제 전형적인 전자거래 형태인 업체와 소비자 간 B2C 분쟁은 2016년 대비 지난해 16.1% 감소한 반면, C2C 분쟁은 같은 시기 4.7% 증가했다.
인스타그램 등에서 ‘호박즙 곰팡이’ 논란을 일으킨 파워 인플루언서 ‘임블리’ 관련 분쟁 상담도 KISA에 접수된 상태다.
조 센터장은 “판매자 정보 불확실성으로 안전성이 낮고, 거래제품과 서비스 질을 보장하기 어려우며 구매자 보호의식과 법규 지식이 부족해 온라인 상 C2C 분쟁 소지는 다수 존재한다”고 말했다. 전체 ICT 분쟁건수는 2016년 9090건에서 지난해 2만2907건으로 늘어났다. KISA는 ICT분쟁이 조정으로 해결되지 않고 소송으로 확대될 경우 연간 53억원 수준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