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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광분자로 폐렴균·식중독균 검출 ‘더 빠르게’
BacGo [출처 포항공대]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살아있는 상태로 그람양성균을 빠르고 정확하게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화학과 장영태 교수, 강남영 박사, 권화영 박사, 석박사 통합과정생 루이 샤오로 이뤄진 연구팀은 그람양성균을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하는 형광탐침 ‘BacGO’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폐수 처리과정에서 박테리아 비율을 모니터링하거나 각막염을 진단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 연구는 화학분야 최고 권위지 중 하나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에 게재됐다.

2017년 서울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에서 사망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그람음성균 감염이었다. 1884년 덴마크에서 개발돼 지금까지 활용된 세균검출법이다. 그람염색 때 띠는 색으로 그람음성균과 그람양성균을 구분하는 방식인데 크리스탈 바이올렛과 사프라닌 등의 염료를 이용해 고정된 시료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색 변화를 이용하는 그람염색법보다 감도가 좋은 형광탐침도 개발됐지만 세균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검출 속도가 늦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그람양성균의 펩티도글리칸층에 있는 다당사슬에 주목했다. 이 사슬과 잘 결합하는 붕산을 이용해 그람양성균을 선별할 수 있는 형광분자를 골라냈고, 이 중에서도 그람양성균만을 골라 염색할 수 있는 형광탐침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형광탐침은 파상풍균이나 폐렴균, 식중독균 등 다양한 그람양성균을 모두 골라낼 수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폐수 슬러지(침전물)와 각막염에 걸린 생쥐에 적용하는 응용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은 BacGO를 이용하면 환경 박테리아가 모여있는 폐수 슬러지에서는 폐수 처리 과정에서 박테리아 비율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각막염에 걸린 생쥐를 통해서는 정확하게 박테리아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장영태 교수는 “그간 활용되어 온 그람 염색법과 달리 이 BacGO를 이용하면, 최소한의 염색과정으로 다양한 그람양성균을 ‘살아있는 상태로’ 탐지할 수 있다”며 “그간 많은 한계점을 보여온 그람 양성균 형광탐침을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폐수 모니터링이나 박테리아 감염 진단 등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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