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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정부 2년 성적표]‘대탐대실’ 2기 경제팀, “경제활력 제고 최우선 약속 지켜야”
전문가들, “소득주도의 분배정책이 최우선”
정책 혼재돼 되려 잡음 발생…“산업 활성화에 방점 명확히 해야”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성장과 분배, 어려운 목표를 모두 탐하다 되려 경제가 후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전문가들이 9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린 평가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활력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수현 정책실장이 함께 이끄는 2기 경제팀은 ‘경제활력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있다. 투자와 수출, 내수 등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다. 지난 8일 정부는 내달 중 서비스산업 혁신전략과 제조업 혁신 비전 및 전략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미래차 산업 육성전략, 소재ㆍ부품ㆍ장비 경쟁력 강화방안 등 업종별 투자대책을 마련한다. 중소기업과 소비재, 디지털콘텐츠 등 분야별 수출 지원방안도 차례로 발표할 계획이다.

문제는 성장보다 분배에 우선순위를 둔 전략이 앞으로도 유효하다는 점이다. 2기 경제팀은 전날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부문 성과와 과제’ 자료를 통해 경제활력 제고보다 소득주도성장을 위에 두고 있다는 점을 한 번 더 명확히 했다. 상충되는 목표를 모두 달성하려고 하다 보니 사회 곳곳에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2벤처붐 조성-주 52시간 근무제’이다. 벤처 창업과 투자 혁신이 확산시킬 정책을 내놨지만 벤처 종사자들은 활발한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로젝트 단위로 유연하게 근무하는 정보통신(IT)ㆍ소프트웨어(SW), 게임 업종은 기간별 작업량 예측이 불가능하다. 프로젝트 마감 3개월~4개월 전에 일이 집중적으로 몰린다. 개발ㆍ연구(R&D), 디자인, 설계 등 직종도 마찬가지다. 일괄적으로 주당 근무를 52시간으로 제한하고, 탄력적ㆍ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대안을 노동계 반대에 밀려 도입하지 못하다 보니 산업 성장에 애로가 발생했다.

반대로 가계소득을 늘려 고른 분배를 달성하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양극화 문제가 발생했다. 최저임금 30% 인상ㆍ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시간당 수입은 늘었지만 고용은 줄어 ‘대기업 근로자-중소기업 근로자-자영업자-실업자’ 등 계층 간 격차는 심화됐다.

지난해 말 2기 경제팀이 출범하며 “경제활력 제고에 최대 방점을 두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목적이 다른 정책이 혼재돼 효과를 서로 상쇄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시장 일부에 손대면 전체에 개입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소득주도 정책의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산업 회복’을 경제활력 제고의 핵심으로 여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산업별 로드맵이 전혀 없는 상태”라며 “금융의 경우도 로드맵이 전혀 없이 서민금융만 외치다 보니 산업이 낙후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간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결정은 공무원이 내리면서 규제개혁이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도 “2기 경제팀이 열심히 일했지만 성과는 오히려 좋지 않다”며 “수출을 이끈 제조업이 형편없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 문제”라고 봤다. “재정을 얼마 투입하겠다는 대책에서 나아가 전방위적으로 산업을 살릴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통상외교’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혁신성장, 투자활성화의 속도가 약해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며 “정부 재정 투입과 단계적 대책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봤다. 아울러 “정부가 발로 뛰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통상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 때만 해도 대통령이 직접 원전 세일즈에 나섰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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