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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미사일 아니다”라는 北발사체, 성능은 미사일보다 월등
-군 당국 “탄도미사일 아냐” 강조했지만
-기존 탄도미사일보다 위력적 특성
-“핵탄두 탑재 가능, 사드 요격 어려워”
-“탄도미사일 논란, 정치적 고려일 수도”

지난 4일 북한 원산 호도반도에서 발사된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고 있다. [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실시된 전술유도무기 발사 장면을 참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군 당국이 지난 4일 발사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탄도미사일이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이 무기의 성능과 특성이 기존 탄도미사일보다 우리 군에 월등히 위협적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군은 이 ‘발사체’라는 용어에 대해 “미사일보다 포괄적인 의미”라며 미사일일 가능성을 열어놨다.

군은 지난 4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으나, 40여분 만에 단거리 미사일을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했다. 북한이 가장 최근에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 2017년 11월 29일 발사한 사거리 1만㎞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이다. 만약 4일 쏜 것이 미사일이라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1년 5개월여 만의 일이다.

통상적으로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을 말한다. 그러나 군 당국은 발사 당일 ‘단거리 발사체’로 표현을 수정한 뒤부터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것은 탄도미사일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발사체’가 ‘미사일’을 포함한 더욱 포괄적인 의미라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처음에 ‘미사일’이라고 한 것은 신속하게 언론에 공지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며 “이후 수 발이 발사되는 상황에서 발사체 재원에 대한 추가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미사일보다 포괄적인 의미에서 발사체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사일 종류는 크게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로 나뉜다. 탄도미사일은 빠른 속력으로 추진한 뒤 일정한 탄도를 그리며 날아간다. 속도(마하 5~10)가 빨라 요격이 어렵지만, 정밀도가 낮아 살상 반경이 큰 핵탄두를 탑재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이 기술을 활용한 핵실험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형식으로 금지하고 있다.

순항미사일은 유도탄의 일종으로 상대적으로 속도(마하 1~3)가 느리지만, 정확히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정밀타격용으로 주로 사용되나 살상 반경은 크지 않다.

북한의 발사체는 240여㎞까지 비행했고, 최대 사거리가 5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한 전역이 사정권에 든다는 얘기다.

군은 지난 7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수 발이 고도 20∼60여㎞에서 70~240여㎞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날 “우리 군은 지난 4일 오전 9시 6분부터 10시 55분까지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한 240㎜, 300㎜ 방사포 등 다수의 단거리 발사체를 포착했다”며 “수발의 단거리 발사체는 고도 약 20∼60여㎞로, 약 70∼240여㎞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군은 사거리 250여㎞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비행고도를 통상 80여㎞로 분석하고 있는데, 이번 발사체는 이보다 낮았던 것이다.

군 당국이 지난 4일 발사된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에 대해 ‘미사일’이라고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러한 비행특성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북한의 발사체가 기존 탄도미사일과는 다른 비행궤적을 그렸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에 발사된 북한의 전술유도무기는 지난해 2월 8일 북한군 창설 70주년 기념식에서 선보인 KN-02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외양이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이 이동식 차량(TEL)에 탑재된 모습이 러시아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과 흡사해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기도 한다. 이스칸데르는 공중에서 급강하한 후 수평비행을 하고 목표물 상공에서 수직 낙하하는 등 복잡한 비행궤적을 보여 요격이 어렵다.

일각에서는 이 미사일의 탄두중량이 500㎏ 이상으로 분석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빠른 비행속도에 급격히 변하는 비행궤도 등의 특성으로 주한미군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는 기존 탄도미사일보다 한층 진일보한 기능과 특성으로 우리 군에게 더욱 위협적 존재란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이 탄도미사일이냐, 아니냐 논란에 머물고 있는 것은 소모적인 시간 끌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라는 위협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북한 발사체가 등장했는데, 여전히 과거의 ‘탄도미사일’ 프레임에 매몰돼 있다는 것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이번에 시험발사된 북한의 전술유도무기는 기존 단거리 탄도미사일보다 더욱 위협적”이라며 “군 당국이 탄도미사일이 아니라고 한 것은 여러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겠지만 북한과의 협상에 여지를 두기 위한 정치적 고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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