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다양한 조직의 지지 받는 게 강점
노웅래, 계파 초월 ‘변화·화합’ 적임자 자임
실력파 김태년이냐, 계파 초월 노웅래냐, 견제와 균형 이인영이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다가오면서 3파전 양상인 각 후보에 대한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 내 이들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SWOT(강점ㆍ약점ㆍ기회ㆍ위협)’으로 분류해 분석해봤다.
▶김태년의 강점과 기회, ‘실력’=김태년 의원은 정책위의장 등을 역임한 경험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다수 나왔다. 그는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면서 당정청회의 등을 원만하게 진행했다.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야권과 협상에 임하기도 했다. 그 실력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강점’이라는 것이다. 기회 부분도 ‘실력’이라는 측면에서 해석됐다. 총선을 앞두고 국정과제의 성과를 내야 하는 문재인정부를 가장 잘 도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의원은 실력으로 자리를 맡아온 사람”이라며 “예결위ㆍ정개특위 간사를 하면서 인정받았기 때문에 정책위의장을 한 것이고, 계속 자리에서 자리로 실력만 가지고 승진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당내에서도 실력을 가지고 김 의원을 뭐라고 하는 이들은 없다”며 “총선까지 남은 1년 동안 개혁과 국정과제를 완성하고 성과창출을 해야 하는데, 일을 해왔기 때문에 가장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라고 했다.
▶요직만 거친 주류, ‘쏠림현상’ 우려=요직을 거치다 보니 나오는 얘기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의 관계다. 이 대표와 친밀한 관계를 가진 김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지도부가 한가지 색으로만 꾸려진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당권파 지도부 독식’이라는 약점으로 정의돼 흘러나오는 말이다. 위협도 이 약점 안에 내포돼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총선이 다가오는데, 공천에 대한 시비와 불만을 잠재울 수 있겠느냐”고 했다.
▶계파 초월 노웅래, 변화와 화합=노웅래 의원은 계파 색이 옅다는 것이 정치권 내 중론이다. 운동권 색채나 주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특정 계파에 빚을 지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노선에서 변화를 주기엔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여기서 나온다. 노 의원도 이에 출마선언문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속한 조직이 없으니, 가장 객관적으로 의원들을 이끌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화합을 만들어낼 인물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노 의원은 세 후보 중 가장 먼저 의원들을 직접 만나며 설득했다. 이를 지켜본 이들은 친화력이 돋보였다고 말한다. 그 친화력으로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논리다.
▶조직부족의 근본적 한계=동시에 노 의원의 조직부족은 원내대표 선거가 ‘현실정치’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약점과 위협으로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통상 유권자가 적으면 적을수록 조직표가 힘을 발휘한다고 분석한다. 소규모 선거로 갈수록 조직 관리가 쉬워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원내대표 선거는 유권자가 가장 적은 선거 중 하나다. 추후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할 때, 조직이 없는 노 의원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위협으로 거론된다.
▶다양한 조직 가진 이인영, 견제와 균형=이 의원을 높게 평가하는 이들이 강조하는 부분은 ‘조직’이다. ‘당권파’와는 다르게 이 의원은 다양한 조직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의 지지부터 친문(친문재인) 그룹인 ‘부엉이’까지 아우른다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더좋은미래, 86그룹, 민평련, 부엉이 등 일단 조직이 다양하다”며 “당내 지지기반이 다양하고 확고하다”고 했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견제와 균형이다. 총선 준비과정과 공천과정에서 당권파와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도 이에 당내 의원들과 만나 ‘공정한 공천’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며 표심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우치지 않은 공천으로 총선 전 흘러나올 수 있는 내홍을 조기에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카리스마, 이런 말보다 다양한 조직, 그게 강점”이라고 했다.
▶고집스러운 원칙주의자=약점과 위협은 ‘운동권’ 색채에서 파생됐다. 고집스럽고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자라는 이미지가 반감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협상력 부분에서 원칙을 평생 지켜온 민주투사가 야당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도층을 공략해야 하는 선거에서 운동권 이미지가 득이 되느냐는 얘기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고집이 있으니 원칙을 지켰고, 그래서 유연함은 떨어진다”며 “이건 그가 부인할 수 없는 약점과 위협”이라고 했다.
홍태화 기자/th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