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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룸버그가 분석한 김정은의 길 “金, 비핵화 준비 안됐다…핵 대량생산 암시도”
-김정은 시정연설에 담긴 5가지 전략 분석
-“트럼프 인내시험…美 대선 앞둔 시간벌기”

블룸버그 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분석하면서 김 위원장이 기존의 ‘대화’나 ‘위기 재조성’이라는 선택지 대신 ‘기다림’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 앞서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협상을 단념하지는 않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 대해 2020년 미 대선을 염두에 두고 시간벌기에 나섰다며 5가지 전략으로 소개했다. 먼저 김 위원장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를 얻어내는데 실패한 뒤 ‘대화’나 ‘핵실험 재개를 통한 위기 재조성’이라는 기존 선택지 대신 ‘기다림’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이에 대해 대화 무산에 대한 비난을 피하는 것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을 준비하는 가운데 이슈에 대한 주목도를 다시 높일 수 있을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제재 완화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여전히 좋은 관계를 거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유지 입장을 고수하는 데 대해서는 분명히 좌절감을 느끼고 있음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적대세력들의 제재 해제 문제 따위에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이 자리에서 생각해보면 그 무슨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정상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제재 해제를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조치로 내걸었던 데 대해 오판이었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비핵화할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2800개 단어가 넘는 영어판 시정연설 원고 안에 ‘비핵화’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으며, ‘자위의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며 나라의 방위력을 계속 튼튼히 다져야 한다’는 표현은 과거 ‘핵무기 대량생산’을 암시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김 위원장의 시간끌기를 허용한 데 따른 리스크를 안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면서 북한이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미 본토까지 운반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완성할 시간을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신은 계속해서 김 위원장이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어려운 시기를 대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미국이 우리 국가의 근본이익에 배치되는 요구를 그 무슨 제재해제의 조건으로 내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와 미국과의 대치는 어차피 장기성을 띠게 되어있으며 적대세력들의 제재 또한 계속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통신은 한국에 대한 압박도 김 위원장의 전략으로 꼽았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한국 정부에 대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언급한 대목을 주목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도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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