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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학이 일상’ 국민 속 파고드는 화학연… 대중화 사업에 30억 투입
김성수 화학연구원 원장은 16일 서울 광화문 기자간담회에서 “화학대중화 사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출처 화학연]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올해는 1869년 러시아 화학자 드리트티 멘델레예프(1834~1907)가 원소주기율표를 제정한지 150주년이 되는 해다. 유엔은 올해를 ‘국제 원소주기율표의 해’로 정했다. 김성수 한국화학연구원 원장은 원소주기율표 150주년을 맞아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소주기율표는 과학의 언어와 같다”며 “화학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지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이 3년간 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화학 대중화에 나선다. 화학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뜻하는 ‘케미포비아’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화학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나빠진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일상 곳곳에 얼마나 많은 화학 기술이 접목돼 있는지 알리고 이를 통해 화학 산업의 발전을 널리 확산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김 원장은 이날 “화학산업은 한국 제조업의 16%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분야”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화학을 전공하려는 인재들이 없어지면서 점점 설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학연은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화학물질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화학에 대한 국민의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화학산업 생산규모는 약 236조9000억원이다. 제조업 총생산의 15.6%에 달하는 수치다.

화학연이 추진하는 화학 대중화 사업은 캠페인, 콘텐츠, 행사로 나뉜다. 초·중·고생, 전공 학부생·대학원생, 국민을 대상으로 인식 전환 캠패인을 진행하고 화학 대중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먼저 화학연은 캠페인으로 화학대중화 캐치프레이즈 공모전, 기획기사 및 광고, 주기율표의 해 기념 온라인 이벤트 개최, 화학대중화 상품 제작·배포 등 총 4개의 사업을 진행한다. 콘텐츠는 화학대중화 기획 다큐멘터리 방송, 주기율표 원소 영상 개발 및 제작, 화학대중화 SNS 콘텐츠 제작, 화학 안전 도서 배포 사업을 추진한다.

행사로는 화학과 우주·생명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 화학 주제 대국민 공모전, 주기율표의 해 기념 특별 전시, 화학 안전 관련 심포지엄 등이 구성될 계획이다. 화학 주제 대국민 공모전으로는 ‘화학창의 경진대회’와 ‘나만의 주기율표 만들기 대회’가 개최된다.

김 원장은 “화학대중화 사업이 연구기관에서 할 일인지 고민이 많았지만 ‘화학’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유일한 연구기관이자 공공기관인 화학연이 지금이라도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화학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과 화학의 가치 재조명을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캐치프레이즈 공모전은 지난 일요일 기준 2000여건이 넘게 접수가 돼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며 “대한화학회와 공동으로 제작하는 원소 주기율표 영상 제작은 이미 20여개를 제작해 온라인에 배포했다”고 말했다.

다만 매년 10억원씩 3년간 3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대중화 사업이 얼마나 큰 기대효과를 가져올지 미지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화학의 가치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화학제품 안전성 검증, 관련 데이터 투명 공개, 용역연구의 윤리 문제 등이 더 본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김 원장은 “화학물질 성분에 대한 안전도를 분석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연구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며 “대한화학회, 화학산업계와 함께 연구와 기술성과를 접목시키는 노력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학연은 최근 땅속에서 6개월 이내 100% 생분해되면서도 기존 비닐봉투보다 2배나 튼튼한 친환경 생분해성 비닐봉투 시제품을 개발했다. 기술이전 문의가 빗발치자 오는 24일 예정에 없던 ‘기술이전 설명회’까지 열기로 했다.

김 원장은 “연구 관련 보도가 나간 뒤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다”면서 “가격은 기존 저가 비닐 봉투 대비 2, 3배 비싼 것이 사실이지만 환경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는 국민 정서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해당 제품은 2∼3년 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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