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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sight-변용섭 KOTRA 멜버른무역관장] 글로벌 테스트베드 호주 시장의 매력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상용 서비스에 돌입했다. 전 세계에 통신강국의 면모를 확인시켜준 쾌거다. 그럼 우리가 흔히 접하는 통신기술 와이파이(WiFi)와 항공기의 요체 블랙박스(Black-box)를 최초로 개발한 국가는 어디일까, 답은 호주이다.

최근 구글은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 세계 최초로 상업용 드론 배송서비스를 1년여 간 시범운행한 끝에 정부로부터 서비스 허가를 받았다. 호주가 신기술이나 서비스의 테스트장이 된 것은 무선통신과 같은 첨단기술 분야만이 아니다.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는 1993년 맥카페(McCafe)를 커피의 도시 호주 멜버른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세계적 음료 회사 코카콜라도 세계 시장에 신제품을 내놓기에 앞서 호주인들의 입맛을 먼저 테스트해본다. 한때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던 증강게임 포켓몬Go도 호주에서 시작했다. 우리나라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인구 2500만의 호주는 어떻게 미래기술과 신제품의 샌드박스(Sand Box)가 됐을까?

우선 정부와 규제가 열려있다.

호주 정부는 스타트업과 R&D, 임상시험분야에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준다. 연매출 2000만달러 이하의 중소기업에게는 실험에 들어간 비용의 43.5%를 세금 환급 해준다. 이를 알고 전 세계 바이오 업체들이 호주로 몰려와 제품을 등록하고 임상시험을 하면서 연간 2억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창의적인 비즈니스모델에 대해 규제에서도 개방적이다. 네거티브 규제 정책 덕분에 숙박, 차량, 배달, 공간, 인력, 서비스 등 공유경제 모델이 일상생활에 보편화돼 68%의 호주인은 공유 비즈니스를 이용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호주인의 소비 성향뿐 아니라 인구 구성에서도 테스트 베드로서의 높은 점수를 준다. 아시아 국가와 지리적으로 근접해 문화적으로 친밀한 한편 유럽계 이민자들이 많아 북미, 유럽시장에 가기 전에 소비자 반응을 알아보기에 적합하다.

이렇게 세계의 실험실이 되고 있는 호주는 우리 수출업체에게 어떤 매력이 있을까? 최근 1인당 화장품 소비액이 세계 5위인 호주의 주요 백화점과 유통매장에 한국 화장품 매장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불고기, 비빔밥, 김치, 김스낵 외에 더 한국적인 맛을 찾는 호주 식도락도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분야 스타트업이나 모바일앱, 게임업체들은 테스트런(Test-run)의 대상으로 호주가 좋다. 특히 호주는 핀테크 분야 세계 100대 업체 가운데 10개 기업이 소재할 만큼 디지털 금융산업 생태계와 서비스 모델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신성장 동력이 되고 있는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도 호주와 R&D 협력이나 실증실험이 늘어나고 있다. 임상과 식약청(TGA)인증 취득을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거나 청정국 이미지를 내세운 ‘호주 제조(Australian Made)’ 전략도 활용되고 있다.

올해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5년째인 한국과 호주는 무역투자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다.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로 글로벌 테스트베드인 호주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는 한국 기업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변용섭 KOTRA 멜버른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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