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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트럼프, 꼬였던 비핵화 동력 살린 ‘절반의 성공’…‘공’ 北에 넘겼다
-靑 “북미대화 모멘텀과 동력 유지” 강조
-디테일은 과제, ‘굿이너프딜’에 말 아낀 美
-‘제재 먹힌다’ 여유부린 美, 남북미회담 北손에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워싱턴)강문규ㆍ윤현종 기자] 하노이 북미회담 후 꺼져가던 핵담판의 불씨는 살아났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대화 궤도로 견인하겠다는 목적을 어느정도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것도 재확인했다. 남북정상회담도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지지를 표명했다.

다만 과제는 또다시 ‘디테일’로 요약된다. 미국은 ‘굿이너프딜’ 등 청와대가 마련한 비핵화 협상 개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향후 대화의 속도 또한 사실상 김 위원장 행보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 요청, 文 화답으로 살아난 대화 동력=청와대는 애초부터 북한과 미국의 대화 기조가 유지되는 것을 이번 한미회담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이 목적은 이른바 ‘포스트 하노이’ 국면 속에서 미국과 사전 교감을 통해 구체화돼 왔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회담 직후 전용기에서 문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이같은 회담 목적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지난달말 “오찬을 겸해 비핵화 협상의 조기 성과를 위한 북한 견인 방법을 논의하자”며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초청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청와대는 이번 한미회담이 차기 남북회담의 ‘사전정지작업’ 일환이란 의미도 에둘러 부여해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회담 성사 경위를 설명하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 한반도 비핵화 협의를 해달라고 권유했다”는 양 정상 간 통화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한달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가 남북회담 때 북한의 의중을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 또한 미국과의 사전조율 없인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디테일은 과제…靑 ‘굿이너프딜’에 말 아낀 美=그러나 이번 한미회담 결과는 앞으로 이어질 대화에 대한 ‘모멘텀 재확인’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절반의 성공이었다는 의미다. 실제 디테일은 없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 동력으로 그동안 ‘연속적 조기수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른바 ‘굿이너프딜(충분히 괜찮은 거래)’로 완성되는 비핵화 개념이다. 하지만 이번 회담서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합의사항이 발표되지 못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현 시점에서 우리는 ‘빅딜’을 이야기하고 있다. 빅딜은 핵무기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했다. ‘스몰딜’을 요구하는 김 위원장과의 간극이 재확인 됐을 뿐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는 이같은 우려를 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빅딜ㆍ스몰딜 문제를 두고 한미 간 이견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큰 이견이 노출됐다고 보지 않는다. 그런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거듭 말하지만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한미 간의 그러한 의견들에 대해 아주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조기수확론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어땠나’라는 물음에도 청와대는 “협상의 모멘텀을 유지하며 가급적 조기에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협의를 했다”고만 했다.

▶여유부린 美, 北 향해 ‘제대로’ 넘긴 공=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시간과 관련한 표현을 수차례 사용했다. 핵심은 ‘천천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3차 회담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단계적 절차(step by step)로 열릴 수 있다”며 “빠른 과정이 아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3차회담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적절한 합의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개성공단과 금상산 관광 재개 관련 질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큰 지지를 보낸다”고 했지만 “올바른 시기가 되면”이라며 전제를 명확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현행 ‘제재 체제’와 같이 봐야한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수준의 (대북) 제재가 적당하다”고 했다. 미국이 진행 중인 ‘북한 최대압박’ 전술이 통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을 통해 수차례 같은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유례없는 제재로 북한을 코너로 몰고 있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한미회담서도 미국의 이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상황 전개가 김 위원장에게 달렸다는 입장을 최종 확인했다. 이날 남북미 회담 계획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 역시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대체로(largely) 김 위원장에게 달렸다”고 했다. 하노이 회담 직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참모진을 통해 흘러나온 메시지를 재차 강조한 셈이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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