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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5선 유력…중동지역, 높아지는 긴장감
對팔레스타인 강경정책 펼 듯
요르단강 서안 합병시 충돌격화
국제사회의 ‘2국가 해법’도 위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PA]

이스라엘 총선에서 우파 정당들의 선전으로 베냐민 네타냐후(69) 총리의 5선이 유력해지면서 중동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보수 정당 리쿠드당을 이끄는 강경파 지도자인 네타냐후 총리가 연임할 경우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 정책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직 발표하지 않은 ‘중동 평화 계획’과 국제 사회가 지지해온 ‘2국가 해법’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팔레스타인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이제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이라면서 “팔레스타인과의 평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차기 연정 구성을 위해 기대야 할 우파 정당들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을 합병하는 데 안달이 나 있다는 것이다.

요르단강 서안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후 점령한 지역으로, 이스라엘은 이곳에 유대인 정착촌을 계속 늘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서안을 합병하면 국제 사회가 지지하는 ‘2국가 해법’에 따른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이 사실상 어렵게 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을 사흘 앞둔 지난 6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총선에서 승리하면 서안 지구에 이스라엘 주권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합병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팔레스타인은 즉각 반발했다. 나빌 아부 루데이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 대변인은 “어떠한 조처와 발표도 사실을 바꾸지 못할 것이다. 정착촌은 불법이고 제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내 야당 역시 이같은 발언은 팔레스타인의 새로운 반발을 일으키고, 아파르트헤이트(인종 차별) 체제를 가져올 수 있다며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의 표를 얻기 위해 정치적 수사를 한 것일 수도 있지만, 미국의 지원을 배경으로 실제로 서안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포스트(WP)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에게 제기된 부패 및 뇌물 혐의에 대한 기소면제권을 보장받기 위해 법을 개정하는 조건으로 연정 파트너들에게 서안 합병을 걸고 거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준비해왔으나 아직 발표되지 않은 ‘중동 평화 계획’도 더욱 불투명해졌다.WP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의 이스라엘 총선 승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평화 계획 전망을 흐리게 했다”며 “서안 합병은 팔레스타인이 원하는 2국가 해법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며 쿠슈너가 1년 넘게 준비해온 중동 평화 계획을 팔레스타인이 수용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야권은 거리를 두고 있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오랜 우호 관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NYT는 “이스라엘이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에서 당파적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이미 버니 샌더스, 피트 버티기그, 베토 오루크 등 민주당의 2020년 대선 후보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와 네타냐후 총리의 정책에 대한 반대를 구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 이스라엘 평화주의 단체 인 J스트리트의 제레미 벤-아미 대표는 “앞으로 미국-이스라엘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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