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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딜 vs 굿이너프딜…文 대통령 ‘정밀조정’
한미정상회담 위해 10일 출국
오전 일정 비우고 ‘세밀터치’
文, 美빅딜론 바꿀 카드 주목
미-북 중재 촉진자 역할 관심
실세 폼페이오·볼턴만나 설득
‘한미공조 엇박자’ 불식에 총력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9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미국 방문과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내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행보’가 시작됐다. 최근 ‘촉진자’로 역할을 재정립한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일정을 모두 비우고 ‘포스트 하노이’ 정국을 복기하면서 성공적인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세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 조율 과정에서 긴밀하게 이뤄진 한미고위급의 연쇄 접촉 결과를 분석ㆍ종합하고 그 내용을 참모진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1박3일 일정으로 이뤄지는 이번 방미에서 2시간 가량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30시간에 육박하는 이동시간을 할애하는 것에서 문 대통령의 절박함이 묻어난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이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공조 균열 논란을 불식하고 북미 간 간극을 좁히는 중재안을 도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핵협상 테이블로 이끌지 주목된다.

▶트럼프 핵심 3인방과 먼저 만나=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7번째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회담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간 비핵화 협상 동력을 되살리고 한미공조를 굳건히 하는 게 목적이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직전인 이날 오전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차례로 접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이들은 대북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특히 미국 내 강경 매파 대표자 격인 볼턴은 ‘빅딜’을 앞세워 ‘하노이 핵담판’을 결렬로 이끈 당사자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문 대통령이 이들 미국 대북정책 3인방을 만나 사전 설득작업을 하는 것은 이번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굿이너프딜’ 카드, 먹힐지 주목=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정오부터 2시간 가량 정상 내외가 참석하는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 핵심 각료와 참모들이 배석하는 확대회담을 겸한 업무오찬을 차례로 갖는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북미간 중재자, 나아가 촉진자를 자임하며 북미대화 재개의 물꼬를 트는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것은 ‘빅딜’에 중점을 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고, ‘굿이너프딜’(충분히 괜찮은 딜)의 효용성을 각인시킬 수 있는냐는 점이다. 북한과의 대화의 동력을 살리는데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크게 공감하고 있지만, 그 방법론에 대해 한미간 간극을 좁히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포인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포괄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에 합의하게 하고 이런 바탕에서 ‘스몰딜’을 ‘굿이너프딜’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한미공조 엇박자 논란 잠재울까=문 대통령이 워싱턴 방문을 통해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수그러들지 않는 ‘한미공조 엇박자’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또다른 관심사다. 이같은 점에서 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 사전 조율에서 미국이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 ‘제재 완화’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제재 틀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제재 문제에서 한미 간 이견이 없다는 점을 부각해왔다. 그동안 대북제재와 관련한 미국의 원칙론적 입장이 계속된 가운데 자칫 한미 양국이 이 문제를 두고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 연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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