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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국 감도는 바른미래 ②] 손학규ㆍ바른정당계 경쟁하듯 “나는 안 나간다”
-유승민 등 바른정당계, 탈당복당설에 “사실무근”
-현 정치지형상 바른정당계의 한국당행 쉽지 않아
-손학규ㆍ국민의당계 상당수도 “책임론 어림없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연세대에서 특강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인사들이 “자유한국당에 가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 자극하는 탈당설을 잠재우는 한편, 바른미래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재차 내보인 것이다. 정치권은 이들이 4ㆍ3 보궐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당계가 주축인 ‘손학규 체제’를 흔들며 총선 전 주도권잡기 싸움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유승민 전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진행한 강연 전후 기자들을 만나 “저를 비롯한 소위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한국당에 간다고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선거 직후 떠오르는 한국당 중심의 보수통합론에 선을 그은 모습이다.

유 전 대표는 “(한국당에)변화가 있지 않는 한 덩치만 키우는 통합은 국민에게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9년간 보수가 정말 잘못했는데, 개혁보수는 그 정권으로 돌아가는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손학규 대표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선거제도 개편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대해선 “말은 그럴듯하지만, 다수의 횡포와 다름 없다”며 반대 뜻을 견지했다.

하태경ㆍ이준석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계 인사들도 한국당 이동설을 일축하며 손 대표를 지속 압박하고 있다.

하 최고위원은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하며 “(바른정당계는)굉장히 단합이 잘된다”며 “우리는 바른미래호를 살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도 같은 날 바른미래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저는 내년 선거를 3번을 달고 치르고 싶다”며 “지도부 교체와 재신임을 말하는 이들 중 한국당과 연대를 논의한 이는 없다”고 했다.

현재의 정치지형을 볼 때, 바른정당계의 한국당행은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반발해 나온 이들로, 박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황교안 대표 체제의 한국당으로 갈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바른정당계는 바른미래가 지지율은 낮지만, 역할과 인지도 면에서 제3당 구색을 갖췄다는 평에 주목한다. 총선 전 주도권을 잡고 선명한 개혁보수 노선을 걷는다면 희망이 있다는 게 이들 판단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하지만 손 대표와 그의 뜻에 동조하는 국민의당계 상당수가 ‘손학규 책임론’을 밀어내고 있다. 주도권 싸움은 팽팽히 이어질 모습이다.

손 대표는 정치개혁을 위해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참다못해 “나를 끌어내리려는 의도를 안다”며 “선거에서 졌다고 기다렸다는 듯 ‘저 놈 바꿔라’고 하는 건 어림없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의 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바른정당계를 겨냥하며 “몇몇 의원들의 내부총질이 선거 패배 원인”이라며 “패스트트랙을 못한다는 이들이 왜 여기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당계 몇몇 인사는 “이럴수록 더욱 단합해야 한다”며 바른정당계의 반발을 간접 저격 중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로 물러설 곳이 없다”며 “결국 여론전에서 어디가 이기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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