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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 산불] 태풍급 ‘양강지풍’에 극심한 봄가뭄… 강원도 화재 피해 키웠다
-남고북저 기단 서풍 극대화… 초속 30m/s 넘는 기록적 강풍 몰고와
-극심했던 봄가움… 마른 짚 더미에 불 붙인 형국

5일 오전 전날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번진 속초시 미시령길 인근 폐수집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변압기 폭발’이라는 통상적인 사고가 강원도 전체를 집어삼킬만큼 커다란 산불로 번진 것은 산림을 바짝 말려버릴만큼 극심했던 봄가뭄과 때마친 불어온 ‘태풍급 양간지풍’의 영향이 주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발화전 강원도 산간 지역은 대부분이 건조 경보가 내려진 상태였고, 바람은 초속 30m/s를 넘어섰다. 초속 30m/s의 바람은 성인 남성이 제대로 서있기 조차 힘든 태풍급 강풍으로 분류된다.

강원도 산불 피해가 극심했던 원인은 크게 세가지다. 남고북저의 기단 배치, 때마침 불어온 강한 바람, 그리고 극심했던 최근의 봄가뭄 등이다.

예컨대 발화 전 한반도에는 북쪽에는 저기압 기단이, 남쪽에는 고기압 기단이 자리했다. 이는 편서풍을 가속키게 되는 원인이 되는데, 이렇게 형성된 서풍은 태백산맥을 타고 고온건조한 바람을 영동 지역에 불게된다. 또 밤에 산불이 나면 동쪽으로 퍼지는 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나 산불 진화를 더 어렵게 만든다. 공기가 차가워지는 밤일수록 산에서 해안가로 부는 바람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국립기상연구소는 지난 2012년 2월 강원 영동지역에 한번 불이 붙으면 대규모로 번지는 이유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고온 건조한 소위 ‘양강지풍’도 산불 피해 확산의 원인이다. 양강지풍이란 봄철 양양에서 강릉으로 부는 국지풍을 가리키는데 이 바람은 태백산맥을 넘어오면서 고온건조한 특성을 띄게 된다. 이 때문에 양양 지역에서는 ‘불을 몰고 온다’는 의미에서 화풍(火風)이라고도 불린다. 이번 강원도 화재가 짧은 시간에 커다란 피해를 강원도 일대에 안긴 것 역시 이 바람의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강원도 산간 일대가 마치 마른 짚더미처럼 바싹 말라버릴만큼 극심했던 봄가뭄은 강원도 산불 피해를 더 키운 원인이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불이 나기 직전 강원도 북부산지와 중부산지, 남부산지, 그리고 삼척평지와 동해평지, 강릉평지, 양양평지, 고성평지에는 보두 건조 특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오랜 기간 동안 강원도 일대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대기가 건조해졌고, 고온건조한 양강지풍까지 겹치면서 불이 확산되기에 최적의 조건이 모두 갖춰졌던 것이 강원도 산불 피해가 커진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영동지역에 피해를 끼친 산불은 대부분 2월부터 5월에 집중됐다. 여기에 면적 82%가 산림으로 둘러싸인 지형적 영향에다 동해안은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위주 단순림도 많아 피해를 키운다. 밤사이 초속 20∼30m의 강풍을 타고 번져 고성지역 콘도와 속초 시내, 강릉 옥계와 동해 망상까지 집어삼켰다.

sky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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