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보수당ㆍ내각 신뢰잃은 英 메이…2일 ‘4차 승인투표’ 추진
보수당 분열 조짐…내각도 친유럽ㆍ브렉시트 강경 대립각
4차 승인투표 부결 시 12일까지 브렉시트 연장여부 결정해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3차 투표가 진행된 지난 29일(현지시간), 브렉시트 시위대가 런던 의회 밖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4차 투표를 추진 중이며 이르면 오는 2일(현지시간) 표결이 진행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다만 브렉시트 정국을 이끄는 과정에서 집권당인 보수당 내부와 내각의 ‘신뢰’마저 잃은 메이 총리가 네 번째 ‘도전’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현재 먼저 메이 총리가 4차 투표까지 가기 위해 넘어야하는 가장 큰 산은 1일 열리는 하원의 ‘의향 투표’다. 앞서 지난달 27일 하원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대체할 8개의 안을 놓고 놓고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모두 부결됐다. 당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것은 제 2국민투표를 거치도록 하는 옵션과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남도록 하는 옵션이었다.

FT는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치적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과반 이상의 지지안을 찾으려는 하원의 ‘재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국 내각은 친유럽파와 브렉시트 강경파들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친유럽파 장관들은 메이 총리가 영국을 유럽연합(EU) 관세동맹에 남도록 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를 놓고 초당파적 합의 마련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친유럽파로 분류되는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은 총리가 의회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BBC 앤드류 마르 쇼에 출연, “때로는 더 나쁜 결과를 피하기 위해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옵션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렉시트를 완화하려는 시도는 내각의 브렉시트 강경파 유럽연구그룹(ERG)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보수당과 내각의 분열을 예고하고 있다. 10명의 각료를 포함한 170명의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메이 총리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EU가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시 약속했던 브렉시트 시한인 5월 22일까지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EU를 탈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시 한 번 의회로부터 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받겠다는 메이 총리의 시도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FT는 다수의 의원들과 장관들이 ‘승인투표’ 재추진에 사실에 경악했으며, 그것이 보수당의 전멸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한 정부 고위 인사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 정부는 의회를 믿지 않고, 의회도 정부를 믿지 않는다”면서 “이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만약 네 번째 합의안 승인투표가 진행된다면 관건은 지난 29일 ‘3차 승인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보수당 의원 34명의 표가 어디로 향할 것인가다. 총리는 이들이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끝까지 반대할 경우, 종국에는 ‘부드러운 브렉시트’로 내몰릴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메이 총리가 4차 승인투표에서도 하원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영국은 EU와 약속한 브렉시트 시한(4월 12일) 전에 브렉시트에 대한 장기 지연을 EU에 다시 요구할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일하게 남는 대안은 ‘노딜 브렉시트’ 혹은 제 50조 철회를 통해 브렉시트 자체를 취소하는 것 뿐이다.

bal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