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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의겸 靑대변인 전격 사퇴…“건물 매입 사실 몰랐다”(종합)
-기자단에 문자메시지…14개월만에 사임
-“아내가 상의없이 결정…어제 해명하면서도 착잡”

김의겸 대변인.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재개발 지역에 고가의 건물 매입으로 ‘투기 의혹’이 제기된지 하루만인 29일 전격 사퇴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해 2월 2일 임명된 지 약 14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정기 공직자 재산신고 현황’이 28일 공개되면서 김 대변인이 지난해 7월 본인의 재산 14억원에 은행 대출 10억원 등을 더해 서울 흑석동 재개발 지역에 25억7000만원 상당의 상가주택을 매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당장 ‘시세차익을 겨냥한 투기성 매입’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대변인은 문자메시지에서 투기 의혹과 관련해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며 “네,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며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또한 다 제 탓이다”며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다”고 했다. 그는 “어제 여러분들 앞에서 해명을 하면서도 착잡했다”며 “여러분의 눈동자에 비치는 의아함과 석연찮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기자들을 향해 “돌이켜보면 저 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것”이라며 “기자들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고 쏘아붙이기 일쑤였으니 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불친절을 넘어서 강퍅하기 그지없는 대변인”이라고 했다.

그는 사과의 말을 전하며 “다 제 미숙함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는 “춘추관에 나와 있는 여러분(기자들)이 싫어서는 결코 아니다”며 “여러분 뒤에 있는 보도 책임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특히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다”면서 “그렇지 않은 언론사라도 잘못된 주장에 휩쓸리지 말라고 외치고 싶었던 것이다”고 했다. 이어 “하려고 했던 건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관계’였다”며 “하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선 말들이 튀어나왔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한반도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기사와 관련, 당부의 말도 전했다. 그는 “생각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다”면서 “특히 국내 정치적인 문제는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에 타협하고 절충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민족의 명운이 걸려있고, 우리가 사는 터전의 평화 번영과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하노이 회담 이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자칫 어그러질 경우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겁이 난다”고 했다. 다시 기자들을 향해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한번만 의문을 달아주시기 바란다”며 “기사를 작성하면서 한번만 더 생각하고 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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