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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은 어떻게 ‘통제’할 수 없을 만큼 커졌나
FT, 페이스북 내 ‘특수 조직’ 그로스 팀(Growth Team) 조명
“그로스 팀의 목표는 오로지 성장”
“성장 지향적인 경영방식, 오늘날 ‘페이스북 스캔들’의 근본 원인” 비판 

페이스북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오늘날 거대 IT 기업으로 성장한 페이스북 내에는 소위 ‘특수부대’와 같은 팀이 있다. 지난 2007년 새롭게 만들어진 이 팀을 내부에서는 ‘그로스 팀(Growth Team)’이라고 부른다. ‘성장’이라는 그로스의 뜻 그대로, 이 ‘그로스 팀’의 목표는 새로운 사용자를 유혹하고, 더 많은 사용자가 페이스북 플랫폼에 돌아올 수 있도록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 페이스북을 성장시키는 것이었다.

그로스 팀은 월 사용자가 23억 명에 육박하는 오늘날의 페이스북을 있게 하기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CEO는 향후 그로스 팀에 대해 ‘페이스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묘사할 것”이라며 그간 페이스북의 성장 과정에서 그로스 팀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주목했다. 그리고 “엄청난 비용과 데이터를 활용해 ‘성장’만을 추구했던 그로스 팀은 페이스북의 확장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일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페이스북을 통한 선거 혹은 선동용 게시글 확산 등 최근 페이스북을 향한 정치권과 국제 사회의 비난과 책임 추궁의 배경에 ‘그로스 팀’이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그로스 팀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행동을 유추해왔으며, 내부적으로 이뤄져 온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 분석이 결국 오늘날 ‘페이스북 스캔들’의 시발점이라는 비판이다.

알렉스 슐츠 그로스 팀 부사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해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성장과정에서) 명백하게 무엇인가를 놓쳤고, 우리의 실수라고 말해왔으며, 또한 변화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사용자 유치를 위해서 회사가 데이터와 행동과학 등을 사용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가치 있고 유용한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 목표이며, 사용자들을 ‘중독’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진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로이터]

슐츠 부사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FT가 인터뷰 한 전현직 페이스북 직원들은 ‘그로스 팀’이 단지 성장에만 초점을 맞춰 왔으며, 경쟁사보다 앞서기 위해 공격적인 제스쳐를 취해왔다고 입을 모았다. 오로지 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추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놓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책 ‘페이스북 이펙트(페이스북 효과)’의 저자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은 “지난 10년간 페이스북의 우선순위는 오로지 성장이었다”면서 “성장의 추구는 CEO와 그로스 팀으로 하여금 너무 빠른 확장의 위험을 간과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성장 지향적인 경영방식은 그로스 팀이 개발한 ‘성장 회계(accounting)’이라는 관행에서도 잘 나타난다. FT는 “이 ‘성장 회계’를 통해 페이스북은 얼마나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접속했으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에 대해서만 집착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성장의 이정표란 의미에서 ‘북극성’이라고도 물렸던 이 ‘성장 회계’는 페이스북을 10년 넘게 이끌었다.

슐츠 부사장은 지난 2014년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당신이 해야 할 것은 모든 구성원들이 그것에 대해만 생각하고, 모든 제품들이 지향해야하며, 구성원들의 행동을 이끌어 갈 측정지표, 즉 회사의 ‘북극성’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월별 사용자의 수를 나타낸 페이스북의 ‘북극성’은 오늘날의 페이스북이 있게 한 지표였다”고 말했다.단 하나의 이정표만을 위해 기업이 운영된다는 것은 그 외의 것은 쉽게 간과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페이스북의 전 글로벌 사업 마케팅 책임자인 마이크 회플링거는 “북극성 지표는 사람들이 덜 가지게 만드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면서 “사람들은 가끔 그런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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