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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고채 3년물-기준금리 역전…한국도 ‘R의 공포’ 스멀스멀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채권 스프레드 축소 확산
경기부진·美 긴축종료로
한은 기준금리 인하 전망



국내에서도 2년 반 만에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졌다. 최근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가 12년 만에 역전되면서 높아진 ‘R(Recessionㆍ경기침체)의 공포’가 국내에도 엄습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지자 ‘한국은행이 견딜 수 있겠느냐’는 심리가 확산된 결과다. 실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기상황에 따른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가능성을 시사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1bp(1bp=0.01%포인트) 내린 1.722%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현재 기준금리(1.75%)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고채 3년물이 기준금리보다 낮아진 것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금리 지표격인 3년물 국고채 수익률이 기준금리보다 낮아지는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다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높아지면서, 이미 국고차 장단기 금리의 격차는 역전 직전까지 와 있다. 전날 기준 국고채 3년물의 10년물의 금리 격차는 0.123%포인트로, 지난 25일(0.118%포인트) 2008년 8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좁혀진 뒤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통안채91일물 금리와 10년물의 차이 또한 전날 기준 0.09%포인트까지 축소돼,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스프레드가 0.1%포인트 미만으로 떨어졌다.

국내 기준금리와 3년물 금리, 또 장기물인 10년물 금리와 단기물 금리의 격차가 결국 지난해 말부터 지켜오던 박스권을 뚫고 한 단계 더 축소되기 시작한 것은 한은의 미세한 입장 변화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상황이 많이 나쁘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1.50%인 기준금리를 1.75%로 올린 이후에도 “충분히 완화적”이라며 방향 선회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온 것을 고려하면 분위기 변화가 읽힌다는 평가다.

한은의 입장 변화 가능성은 올 3분기께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가계부채 축소를 목적으로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어느 정도로 효과를 발휘했는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 최소한 1년간은 금융불균형에 대한 경계를 해제하기 어렵다”며 “올 3분기 이후 연준의 입장 변화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 입장에 따라 한은의 입장도 어느방향으로든 가능성이 뚜렷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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