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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3차 승인투표도 ‘난항'…英 메이, 빈손으로 브뤼셀 행?
버코우 英 하원의장 “실질적 변화 없는 합의문은 표결 부칠 수 없어”
합의문 지지 못받으면 브렉시트 연기 장기화 불가피


지난해 3월 영국 웨스트민스터홀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존 버코우 영국 하원의장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영국 하원 의장이 브렉시트 합의안의 ‘실질적인 변화’가 없으면 표결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이번 주 예고된 브렉시트 3차 승인투표마저 좌초위기에 몰렸다. 앞서 테리사 메이 총리는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앞서 세 번째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존 버코우 영국 하원의장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EU와 영국 간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지난 12일 의회에 내놓은 것과 다르거나 실질적으로 같지 않은 합의안을 내놓는다면 승인투표 개최는 적법하다”고 밝혔다

버커우 의장은 그 근거로 17세기 당시 의회 판례를 인용, 하원은 똑같은 사안에 대해서 재투표 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버코우 의장의 발언으로 EU 정상회의 개최 전에 의회의 지지를 받아내겠다는 메이 총리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메이 총리는 3차 승인투표에서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문을 가결할 경우 약 3개월의 브렉시트 연기를 EU에 요청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만약 합의문에 대한 승인투표가 열리지 못하거나, 투표에서 또 다시 부결되면 3개월 이상의 장기간 브렉시트 시한 연기는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EU가 메이 총리에게 ‘탈퇴’에 대한 전면적인 재고를 요구할 수 잇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 총리가 의회의 지원없이 브뤼셀에 도착하면 EU는 ‘탈퇴’를 다시 생각하도록 브렉시트 시한을 장기간 연장하도록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보수당원은 “의장은 성명을 통해 ‘더 부드러운 브렉시트’로 이어질 수 있도록 브렉시트 시한을 더 길게 연장해야한다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버코우 의장의 성명이 정부와 합의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분노했다. 로버트 버클랜드 법무차관은 버코우 의장의 개입을 “중대한 헌법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비판했다. 보수당 일각에서는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잔류’에 표를 행사한 버코우 의장이 브렉시트를 일부러 방해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일었다.

메이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버클랜드 차관은 버코우 의장의 ‘강수’에 대응, 현 회기를 파행하고 여왕에게 새 국회를 열어줄 것을 요청하는 극단적인 선택지까지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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