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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가 뽑은 ‘오늘의 시’에 유계영의 ‘미래는 공처럼’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지난 한 해 동안 발표된 시편 가운데 유계영 시인의 ‘미래는 공처럼’이 작가가 뽑은 ‘오늘의 시’로 선정됐다. 

‘오늘의 시’는 100명의 시인, 문학평론가, 출판편집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선정한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미래는 공처럼’은 ‘현대시학’ 11-12월호에 실렸으며, 공의 비유를 끌어와 공처럼 운동하는 미래 시간을 경쾌하고 부드럽게 그려낸 감각적인 시다.

“경쾌하고 즐거운 자, 그가 가장 위험한 사람이다/울고 있는 사람의 어깨를 두세 번 치고/황급히 떠나는 자다/벗어둔 재킷도 깜빡하고 간 그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나는 진지하게 가라앉고 있다/침대 아래 잠들어 있는 과거의 편선지처럼

그림자놀이에는 그림자 빼고 다 있지/겨울의 풍경 속에서/겨울이 아닌 것만 그리워하는 사람들처럼/오늘의 그림자는 내일의 벽장 속에 잘 개어져 있으므로

손목이라는 벼랑에 앉아 젖은 날개를 말리는/캄캄한 메추라기

미래를 쥐어주면 반드시 미래로 던져버리는/오늘을 쪼고 있다

울고 있는 눈사람에게 옥수수 수프를 내어주는 여름의 진심/죽음의 무더움을 함께 나누자는 것이겠다/얼음에서 태어나 불구덩이 속으로 주룩주룩 걸어가는

경쾌하고 즐거운 자, 그는 미래를 공처럼 굴린다/침대 밑에 쳐박혀 잊혀질 때까지

미래는 잘 마른 날개를 펼치고 날아간다/한때 코의 목적을 꿈꾸었던/당근 꽁지만을 남기고”(‘미래는 공처럼’ 전문)

유계영 시인은 시작노트에서, 생각에 잠길 때마다 생각의 바닥까지 깊이 가보고 싶었다며, 그러나 질식할 것 같았다고 고백한다, 시간의 차원을 경쾌하게 그려낸 작가의 세련된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2019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작가 펴냄)는 ‘미래는 공처럼’외 추천을 받은 80편의 시와 작년 한 해동안 발표된 시집 가운데 좋은 시집으로 평가되는 19권의 시집도 선정, 소개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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