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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sight-고상훈 KOTRA 마닐라무역관 관장]필리핀과 70년 우정을 생각하며…
올해로 우리나라와 필리핀이 친구가 된지 70년이 되었다. 한국전쟁 당시 필리핀은 7000여명의 전투 병력을 파병해 우리나라의 자유 수호를 위해 함께 싸웠으며, 지난 70년 동안 두 나라는 우정을 돈독히 하며 긴밀한 협력을 해왔다.

필리핀을 비롯한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한 우리 정부는 2017년 11월, 아세안과의 인적·물적 교류 확대를 골자로 한 신남방 정책을 발표해 아세안 협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2018년 말 기준, 인구 1억 600만명으로 아세안 제2의 거대 시장인 필리핀과의 교류현황은 어떨까?

최근 5개년 추이를 보면 두 나라의 상호방문객 수는 2014년 160만명에서 2018년 204만명으로 늘었고, 교역규모도 같은 기간 133억달러에서 156억달러로 증가했다.

우리 기업의 투자대상지로 필리핀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필리핀 사람들은 외국 문화 수용에 적극적이고 한국에 우호적이다. 한류는 2003년 한국 드라마 방영 이후 K-pop열풍에 힘입어 확산됐다.

한국산 화장품은 2018년에 전년대비 약 5%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현지 소비자들에게 창의적인 고급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산 인스턴트라면은 필리핀 수입시장 점유율 32%로 1위를 지키며 사랑받고 있다. 방산물자 수출에서도 우리나라가 필리핀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등 필리핀의 한국 사랑은 각별하다.

아세안 각국의 인건비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지만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낮은 상승률로 인건비 측면에서도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각국 정부 발표와 민간조사기관 자료에 의하면 2013년 대비 2018년 필리핀 마닐라의 최저임금 상승률은 9.87%로 인도네시아(65.8%), 베트남(69.3%) 등 아세안 경쟁국 주요도시 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전반적 생활수준의 상승으로 중산층 소비수요가 급증하는 유망시장이라는 것도 필리핀의 장점이다.

필리핀의 인프라건설 지원을 통해서도 경제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두테르테 행정부는 인프라개발을 성장 동력으로 경제부흥을 도모하기 위해 ‘Build Build Build’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 항만, 철도, 수자원관리 등의 분야에서 75개의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포함해 총 예산규모는 1600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2019년 국가 예산이 724억 달러로 자체 재원이 부족한 필리핀 정부는 외국 정부나 국제개발은행의 장기저리융자 혹은 민관합동투자개발(PPP)형 사업 등을 통해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 부분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한다면 필리핀의 경제개발 협력 동반자로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인프라건설 수주실적을 축적하게 돼 장기적으로는 우리 기업의 필리핀 투자진출 확대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필리핀은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와 가장 먼저 수교했고 어려움을 함께 한 오랜 친구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한다는 오래된 격언처럼 올해는 두 나라가 지난 70년의 우정을 더욱 깊게 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고상훈 KOTRA 마닐라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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