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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키기도 뱉기도…멍완저우, 美·中·加 ‘뜨거운 감자’
화웨이 부회장 ‘신병인도’ 앞두고 加 정부 고소
中 정부, 억류 캐나다인 2명 스파이 활동 결론
캐나다선 재벌딸 이미지…미국의 해법 주목


멍완저우 부회장 [AP]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구금된 캐나다 외교관 출신인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에 대해 중국의 국가기밀과 정보를 훔쳤다는 결론을 4일 내렸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미국 신병 인도가 임박하면서 이뤄진 일이다.

이에 앞서 멍완저우 부회장은 캐나다 정부를 고소했다. 이어 화웨이는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에 대한 고소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멍완저우 화웨이 사태가 3개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보는 중국인들과 캐나다인들의 시각차는 매우 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멍완저우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보석중이기는 하지만 호화 주택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자유롭게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다. 그녀는 밴쿠버에 1600만캐나다달러와 600만캐나다달러짜리 저택 두채를 소유하고 있다.

반면 중국에 억류돼있는 캐나다인인 코브릭과 스페이버는 비밀 구치소에 수감돼 변호사와 가족의 접견도 금지돼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멍완저우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직후 중국에서 구금됐다. 이에 중국 정부의 보복 대상이 됐다는 의혹을 샀다.

NYT는 멍완저우의 ‘호화생활’과 중국 억류 캐나다인들의 처지가 극단적 대조를 이루면서 캐나다인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인들에게 멍완저우는 부유한 외국인이자 부동산 투기로 밴쿠버를 북미지역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도시로 만든 주범일 뿐이라는 것이다. 멍완저우의 ‘호화구금생활’이 현지 땅을 싹쓸이한 외국인 재벌 딸의 ‘갑질’로 비친다는 얘기다.

반면 중국인들에게 화웨이는 중국 기술의 ‘자부심’이며 멍완저우는 이를테면 ‘타지에서 수난받는 공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의 중국계 주민들 사이에서는 멍완저우 사태가 캐나다 정부의 과거 차별정책을 떠올리게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캐나다는 1885~1923년 중국 이주민을 막기 위해 ‘인두세’를 징수한 적이 있다.

멍완저우가 체포되자 밴쿠버 현지 유학생과 교포들은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멍완저우 부회장 측이 캐나다 정부를 고소한 것도 캐나다인들을 자극하고 있다 멍 부회장은 오는 6일 캐나다 법원에서 신병 인도 여부를 결정하는 심리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를 사흘 앞둔 3일 캐나다 정부와 국경관리청, 연방경찰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캐나다 당국이 자신을 체포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구금 신문했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멍 부회장의 신병 인도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캐나다인 2명에 대해 스파이 혐의로 결론 내리면서 대놓고 ‘멍완저우 구하기’에 나섰다는 시각이 비등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코브릭은 2017년부터 일반 여권과 비즈니스 비자를 이용해 중국을 드나들었으며, 중국 국가기밀과 정보를 스페이버에게서 넘겨 받았다. 만약 코브릭과 스페이버가 재판을 거쳐 스파이 행위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으면 이들은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중국 언론들도 화웨이의 미국 정부 고소와 멍완저우의 캐나다 정부 고소를 응원하고 나섰다.

4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화웨이는 힘내라’라는 사평을 통해 “화웨이는 이번 소송을 통해 멍완저우 부회장의 결백을 지키고 미국의 공세를 피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캐나다 법무부가 멍 부회장을 미국으로 인도하기 위한 심리 절차를 시작한 것에 대해 법을 교묘하게 활용한 미국과 캐나다의 정치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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