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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대어 이용해 인간 뇌 신경세포 만들었다
중앙아프리카 열대어 틸라피아 [출처 위키피디아]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열대어를 이용해 인간의 뇌와 강도가 비슷한 뇌 신경세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한국뇌연구원은 5일 코소도 요이치 연구팀이 열대어로 만든 콜라겐 젤에 인간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배양해 이를 대뇌피질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대뇌피질은 지각, 생각, 기억 등 고등 인지기능을 수행한다. 뇌세포를 재생해 노화와 질환으로 줄어든 뇌를 회복하는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에 걸리면 뇌의 신경세포가 죽게 된다. 이에 과학자들은 줄기세포로 신경세포를 대량으로 만들어 손상된 부위를 복원하는 뇌질환 치료를 연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일본 교토대 연구팀은 iPS로 만든 신경세포 약 240만개를 파킨슨병 환자의 좌뇌에 뇌에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했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신경조절물질인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죽어서 근육 경직, 손발 떨림 증상이 일어나는데 이를 새로운 신경세포로 대신해 환자를 치료한다는 구상이다. iPS는 체세포로 만든 줄기세포다.

코소도 연구팀은 연구를 위해 중앙아프리카 열대어인 틸라피아의 콜라겐으로 만든 젤 위에 인간 iPS세포를 배양했다.

특히 연구팀은 콜라겐 젤의 강도(Stiffness)를 인간 뇌와 비슷한 강도(1500Pa)로 만들어 배양했다. 뇌를 비롯한 내장, 근육 등의 조직은 서로 다른 강도를 가지고 있는데, 이 강도가 줄기세포의 분화를 조절하는 전체적 메커니즘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 연구 결과 배양 2주 후 신경세포가 발견됐으며, 기존 방법보다 대뇌피질 신경세포가 60% 이상 더 생산된 것이 확인됐다.

뇌의 시상면에서의 단면. 대뇌의 바깥쪽이 대뇌피질 [출처 한국뇌연구원]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한 콜라겐 젤의 모양과 표면의 모습 [출처 한국뇌연구원]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제작된 콜라겐 젤이 아래가 비칠 정도로 투명해 강도 자극의 차이가 분화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코소도 박사는 “뇌의 강도가 신경세포의 분화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특정 신경세포를 대량으로 만들어 신경 재생 치료에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3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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