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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사 영국 옮긴 獨블록체인 기업 “샌드박스 있기에…”
벤 ‘사토시페이’ CEO 인터뷰
디지털 콘텐츠 결제 서비스
“독일은 법적근거 없어 곤란…
기업 성장에 샌드박스는 필수”


마인하르트 벤 사토시페이 CEO [블로코 제공]

“독일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정부와 고객사와의 협상이 매우 어려웠다. 반면, 영국은 훨씬 간결한 법률과 샌드박스 제도가 있어 송금 및 결제 서비스를 만드는 데 법적으로 큰 제한이 없었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독일 스타트업 사토시페이의 마인하르트 벤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사토시페이는 국내 블록체인 기업 블로코가 진행 중인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플랫폼 ‘아르고’의 전략적 파트너사다.양사는 아르고에 사토시페이 결제 시스템을 적용한 소액ㆍ지급결제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2014년 설립된 사토시페이는 인터넷 상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지갑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기사, 음악, PDF자료 등을 내려받을 때 추가로 로그인하는 별도 절차 없이 현금으로 바로 결제하는 것과 같은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한다.

2014년에는 비트코인 기반 결제 방식이었다면 현재 웹사이트에서 바로 스텔라토큰(XLM)을 충전해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다. 현재 주무대는 영국이다. 영국의 IT매체인 더 레지스터, 금융 매체인 CITY AM을 비롯해 3000여개 개인출판사 등이 고객사다.

사토시페이의 가장 큰 특징은 50센트 미만(0.38파운드) 초소액 콘텐츠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벤 CEO는“기존 신용카드나 페이팔 방식으론 구매가격보다 수수료가 더 커 현실적으로 초소액결제 도입이 어려웠다”며 “사토시페이는 콘텐츠 가격 상관 없이 10%의 수수료만 받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결제와 동시에 콘텐츠 제작과 배포에 참여한 모든 참여자에게 수익이 배분된다. 복잡한 회계 및 정산처리 없이 수익 배분에 걸리는 시간은 단 5초 내외다.

이 같은 시스템을 자국이 아닌 영국에서 시작한 가장 큰 이유로 벤 CEO는 제도를 꼽았다. 그는 “사토시페이는 독일블록체인협회(Blockchain Bundesverband) 설립 멤버로 본국 금융규제 기관과 제도 마련 관련 협업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독일에 샌드박스 제도가 없다는 점에서 갈길이 멀다”며 “블록체인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샌드박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앞으로 영국에서 샌드박스제도를 활용해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토시페이는 현재 영국 고객사와 결제서비스를 진행 중이지만 일부 콘텐츠에만 적용되는 ‘파일럿’ 방식이다. 이에 벤 CEO는 “정식 서비스로 구현할 때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샌드박스를 통해 시간과 비용 등의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영국에서 가능한 것을 정작 독일에서는 제도 부재로 실현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사토시페이는 독일 미디어 기업 악셀 스프링거와도 계약을 체결했지만 매우 제한적인 서비스에만 머문 수준이다. 나아가 벤 CEO는 “법무법인 자문 결과 독일의 블록체인 제도 불확실성 때문에 사토시페이 본사도 영국으로 이전했다”고 밝혔다.

사토시페이 사례는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 샌드박스 제도가 있어도 블록체인 기반 송금 분야로 샌드박스를 신청한 ‘모인’은 부처 간 이견으로 심의대상에서 제외됐다. 오는 6일 ICT 규제샌드박스 2차 위원회에서 모인이 신청한 안건이 포함돼 처리될지 주목되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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