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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K 설 민심] “배신자 이야기를 와?”…유승민, ‘미운 털’ 여전했다
유승민·서문시장 인연 깊지만…
상인들 시선은 여전히 ‘싸늘’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근 7개월만에 당 공식행사에 나서는 데 대해 서문시장 상인 상당수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상인 김모(61) 씨는 “(유승민은)배신자일 뿐”이라며 “이번에도 뜬구름 잡는 말과 움직임만 보인다면 TK(대구ㆍ경북)가 완전히 돌아설지도 모른다”고 했다.

유 전 대표와 서문시장은 여러모로 인연이 깊다. 보수의 성지로 통하는 이곳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떠난 그에게 배신자 칭호를 붙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때 스스로를 ‘평생 대구의 아들’로 두고 분 단위 일정 속에서도 서문시장만 수차례 찾는 등 관심을 쏟았다. 개혁보수를 주창하는 그가 더 큰 꿈을 꾸려면 서문시장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이날 만난 상인들의 ‘뒤끝’은 여전한 눈치였다. 이범중(50) 씨는 “그 똑똑한 사람이 박근혜가 감옥가고 생길 온갖 악재들을 몰랐겠느냐”며 “이제 와서 무슨 움직임을 보인다고 해도 감동이 있을 리 없다”고 했다. 장모(49ㆍ여) 씨는 “정치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를 다뤄야하는데, (유 전 대표는)이상만 본다”며 “유승민이 대선 때 고집을 꺾었다면 한국 정치사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고 했다.

유 전 대표에 호의적인 말도 있었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에게 직언을 한 후 비박(비박근혜)의 길을 걷게 된 그를 ‘소신의 정치인’으로 여기고 향후 움직임이 지켜보겠다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60대 상인은 “바른 말만 하는 이가 대선, 지방선거를 보내면서 온갖 수모를 겪었다”며 “(유 전 대표가)꿈꾸는 개혁보수 정치를 하도록 이제라도 우리가 밀어줘야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만난 상인들은 유 전 대표가 속한 바른미래당에 상반된 평가도 내놨다. 상인 김모(38) 씨는 “없어져선 안 될 대안정당”이라며 “매일 치고박고 싸우는 국회에서 항상 합리적인 입장만 밝혀왔다”고 했다. 반면 박형철(45) 씨는 “정체성도 없고 존재감도 없는 ‘맹탕’같은 당”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대표는 오는 8~9일 당의 연찬회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후 정치현장과 거리를 둔 입장으로 활동 재개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받고 있다. 그는 최근 손학규 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등에게 당에서 역할을 해달라는 말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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