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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당제 주치의·계약제 직원…형편없는 벤투호 의무시스템
-부상 신음 벤투호, 의무팀 직원 1명 또 떠나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0)은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을 준비하면서 무엇보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힘썼다.

한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다양한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한 곳에 모이는 터라 몸 상태를 한 흐름으로 잡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이 대회 직전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해 기존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외에 트레이너(조제 에르쿨라누)를 한 명 더 추가한 배경이다.

그러나 그 노력에도 별다른 효과는 없다.

지난해 12월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한 이래 모든 선수가 경기를 뛰기는커녕 다 같이 훈련조차 한 번 못했다. 부상에 신음하는 선수가 속출했다.

훈련에서 통증을 호소하는 가벼운 부상은 차치하더라도 귀국길에 오른 선수(나상호·기성용)만 2명, 당분간 경기를 뛸 수 없는 선수가 1명(이재성) 등 3명이 다쳤다. 그나마 나상호(도쿄)는 대회 직전에 빠진 터라 대체 선수가 합류했지만, 기성용(뉴캐슬)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은 대회 도중이라 23명이 아닌 21명의 선수가 아시안컵에서 당장 쓸 수 있는 가용 전력이 됐다.

대표팀의 잦은 부상은 의무팀의 붕괴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주치의가 현장에 어울리지 않는 전공이라는 문제를 넘어 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기간에 의무팀 직원이 대표팀을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또 의무팀 리더를 맡았던 A씨가 계약 만료를 이유로 지난 1일 UAE 현지에서 떠났고, 그를 받치던 B씨는 아시안컵 16강전을 마친 22일 직후 결별을 고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협회에선 의무팀 직원이 현장을 비울 때마다 1명씩 현지로 파견해 4명의 숫자을 맞췄다지만 대회 도중 의무팀의 손이 두 번이나 바뀐 것은 초유의 일이다.

협회 내부에선 이번 사태의 원인을 허술한 의무시스템에서 찾는다.

이번 대회에서 확인한 것처럼 의무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정작 그것을 받칠 시스템은 갖추지 못했다.

현장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즉각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주치의는 봉급이 아닌 일당만 지급하는 자원봉사 수준이고, 의무팀 직원은 전임이 아닌 2년 계약제다.

협회가 최근 진행한 의무팀 공개 채용도 똑같다.

2002 한·일월드컵 시절 계약서를 쓰고 직접 주치의를 데려왔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는 것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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