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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알바리포트②] ‘최저임금 직격탄’ 10대 알바생들 “일할 곳 없나요”
-최저임금 오르니 15~19세 취업자 직격탄
-인건비 부담에 “단기 알바하는 학생부터 자른다”는 업주들

[사진=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최근 2년 사이 30% 가까이 수직으로 오른 최저임금 여파로 10대 아르바이트생들마저 고용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줄어든 일자리 탓에 ‘쪼개기 알바’는 물론 최저임금에 못미치더라도 일자리만 달라는 청소년들이 줄을 잇고 있다. 자연스럽게 최저임금을 위반한 불법 고용에 노출되면서 알바생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배경엔 인건비 부담으로 채용을 줄인 자영업계의 영향이 컸다. 학생들이 주로 일하는 편의점, 배달음식 업계, 주유소 등은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다. 여기에다 ’청소년들은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인식까지 겹치면서 청소년 구직난은 더욱 심해졌다.

경기도의 한 편의점주 김모(54) 씨는 “지난 연말 아르바이트생 2명 중 고등학생 한 명을 내보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고등학생들은 잠깐 푼돈 벌이로 아르바이트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일이 익을만하면 그만둔다”며 “상가임대료와 카드수수료 때문에 힘든 상황이다. 한 달 조금 넘게 일하던 학생들은 모두 내보내게 됐다”고 했다.

청소년 취업자 감소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6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15∼19세 취업자는 전년 18만9000명에서 28.6%(11만2000명) 감소한 7만6000명으로 1982년 7월 관련 통계 측정 이래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2018년 최저임금이 2017년 대비 1060원이나 오르면서 청소년 노동자 숫자가 감소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계속해서 청소년 아르바이트는 자리는 줄어들고 있지만,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청소년은 꾸준히 늘고 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2013~2017년(1~10월)까지 아르바이트 채용공고 입사지원자 수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 지원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전체 지원자 중 청소년 비율은 2013년 1.5%, 2014년 1.5%, 2015년 1.9%, 2016년 2.2%로 늘다가 지난해 69만여건으로 집계돼 2.6%까지 늘어났다. 이같은 지원자 비율은 50대 이상 중장년층(2.4%) 보다도 높았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청소년은 늘어나는 반면 청소년을 고용하려는 구인 시장은 줄어드는, 이른바 기울어진 청년 노동시장을 두고 전문가들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청소년이 늘어나는 현실을 인정하고 이에 맞는 제도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진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연소자를 규정하고 있지만 청소년을 위한 별도의 법도 없고, 대부분 아이들이 피해를 입은 경우 구제하는 데 초점을 둔 정책이 많은 게 현재 상황”이라며 “초단기 저임금 노동에 편중된 청소년 아르바이트 시장을 사회적 참여가 가능하고 사업적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선진국형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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