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순규 회장이 매입한 한남더힐 펜트하우스의 평면도. 아파트 내부에 정원이 있다]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해 서울 지역 아파트 중 최고 거래가인 ‘용산구 한남더힐 81억원 매매’의 주인공은 이순규(60) 대한유화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부동산 업계와 대법원 등기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남더힐 전용면적 224.8㎡ 아파트를 81억원에 매입했다. 한남더힐은 옛 단국대 부지 13만㎡에 조성된 최고급 주거 단지로, 지난해 서울에서 이뤄진 공동주택 거래가격 1~8위는 모두 이 아파트가 기록했다. 이 회장이 매입한 타입은 이 단지 전체 600가구 중에서도 가장 비싼 단층형 펜트하우스다. 같은 면적의 복층형보다 선호도가 높아 많게는 10억원 가까이 시세가 비싸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해당 타입은 총 6가구가 있으며, 이 중 한 채는 가수 이승철 씨가 지난 2015년 77억원에 매입해 부인과 공동소유 중이다.
[사진=이순규 회장] |
이 회장은 이 아파트를 한남더힐 시행사인 한스자람으로부터 분양받았다. 한스자람은 2009년 이 아파트 분양 당시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분양가를 높여받기 어려워지자 분양을 전제로 한 임대 형식으로 우선 공급했다. 임대기간을 채운 2013년 분양전환을 시도했지만 분양가가 높아 실패했고, 2015년 또 다시 시도했으나 이 역시 고분양가 문제로 임차인들과 소송까지 가게 됐다. 아직까지 70여 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으며, 이 중 하나를 이 회장이 매입했다는 게 한스자람 측 설명이다.
한스자람은 현재 이 아파트의 판매가를 시장가격대로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회장이 매입한 가격은 분양전환 당시(2015년) 분양가(80~84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3년 사이 서울 집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의 고분양가 지적이 어느정도 타당했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단지] |
2018년 기준 공시가격은 54억6400만원. 2015년~2018년 사이 77억~81억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세반영률은 67~70%정도다. 2015년 공시가 39억7600만원으로 시세반영률이 50%선에 비해선 대폭 오른 것이지만, 정부가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를 위해 목표로 삼고 있는 80%보다는 낮다.
한편 이 회장은 국내 유화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대한유화 고(故) 이정림 명예회장의 조카이자, 고(故) 이정호 명예회장의 4남이다.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오너 일가의 자산을 늘려 그룹을 승계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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