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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와 불화?…김용 세계은행 총재 돌연 사임
김용(59) 세계은행 총재가 임기를 3년여 남겨두고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NYT, FT,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7일(현지시간) 김 총재가 오는 2월 1일 갑작스럽게 세계은행 총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총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세계 빈곤을 끝내는 일에 열정을 다하는 사람들로 기관의 수장으로 일하는 것은 큰 영광이었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세계은행은 김 총재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 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투자에 초점을 맞춘 민간기업에 합류할 것”이라며 “민간 부문에 참여하는 것은 예상치 못했지만, 기후 변화와 신흥시장의 인프라 문제 해결 등 주요 글로벌 이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세계은행과 김총재의 설명에도 급작스런 조기 사임의 배경을 두고 추측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가 거론된다. 김 총재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연임한 데다 민주당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인물이라는 점 역시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보이지 않는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김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적인 충돌은 피했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김 총재의 입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과 상충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석탄발전산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김 총재의 정책적 입장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석탄산업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한 것이 예”라고 보도했다.

김 총재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로 인해 세계은행을 둘러싼 주요 나라들의 ‘정치적 싸움’이 발발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AP는 “김 총재가 예기치 않게 떠나는 것은 미국이 세계은행에 행사하는 영향력에 대해 불만을 지닌 다른 국가들과 트럼프 행정부 사이에 치열한 싸움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FT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은행을 비롯한) 다자간 기구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갖고 있음을 감안하면 김 총재의퇴진은 미국이 세계은행 총재를 선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수십 년 동안의 전통이 과연 계속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 역대 세계은행 총재는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이 사실상 지명권을 행사해 왔다.

한편 세계은행은 내달 1일부터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최고경영자(CEO)가 임시로 총재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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