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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맹국 달래기 나선 美, 시리아 철수 ‘속도 조절’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쿠르드군 안전 보장ㆍIS 격퇴 조건 있어야 철수”
트럼프, ‘시리아 철군’ 발표 이후 중동 지역 긴장감 고조
폼페이오 장관도 8일부터 중동 방문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사진=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이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철수 문제를 놓고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쿠르드 반군의 안전확보ㆍ이슬람국가(IS) 격퇴 후 철군이라는 조건을 내걸며 ‘시리아 철군 연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NYT, WSJ, FT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있는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시리아 철군과 관련 “IS가 격퇴되고 터키군이 쿠르드군에 대한 무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약속할 때까지 미군은 시리아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볼턴 보좌관의 발언에 대해 “상황에 따라 미군 철수 시기가 몇 달 혹은 몇 년 이후로 연기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점진적으로 시리아 철군에 나설 것이라는 백악관의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발언 이후 혼란에 빠진 중동 동맹국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2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주둔 미군 2000여명에 대한 철수를 선언, 30일 이내 철군 완료를 지시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한 후폭풍은 거셌다. 반발한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트럼프의 발표 후 몇 시간만에 사임했고, 매티스 전 장관에 비서실장이었던 케빈 스위니 역시 지난 주말 사퇴를 발표했다.

미국의 예고 없는 철군 선언으로 중동 지역 역시 단숨에 극도의 긴장감으로 휩싸였다. 당장 미국의 지원 하에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 시리아 정부군에 맞서 싸우던 쿠르드족은 벼랑 끝에 섰다. 미군이 철수 결정 이후 시리아 북부로 세력을 넓히고 있는 쿠르드족을 와해시키기 위해 숙적인 터키가 본격적으로 군사작전에 나설 채비를 하면서다.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온 이스라엘 역시 반발했다. 적국인 이란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 철수는 곧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방벽’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불안감이 높아지자 미국은 재빨리 이스라엘 ‘달래기’에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진 오찬 회동에서폼페이오 장관은 “이슬람국가(ISIS)에 대항하는 군사작전은 계속되고, 이란의 침략에 대응하는 우리의 노력, 중동지역의 안정과 이스라엘 보호를 위한 우리의 기여도 미군 철수 결정이 내려지기 이전의 방식 그대로 계속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8일부터 15일간 요르단을 8개의 중동국을 돌며 중동 동맹 및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수 결정과 매티스 국방장관의 사임 이후 긴장한 중동 국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종횡무진 움직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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