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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트럼프에 친서…北美대화 변화 조짐 속 곳곳 암초 도사려
-北美정상 직접 소통 강화, 서울 답방 미뤄질 듯
-트럼프 “속도 말한 적 없다…서두를 필요 없어”


[헤럴드경제=신대원ㆍ윤현종 기자] 새해 벽두 제자리걸음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북미대화가 변화를 맞이하고 있지만 곳곳엔 암초가 도사리고 있는 형국이다.

일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의지를 밝힌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면서 북미대화는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한 뒤 “우리는 아마 또 하나의 회담을 가질 것”이라면서 “그가 만나고 싶어하고 나도 만나고 싶다”며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지에 적극 호응했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 고위급회담이 무산된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대화는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북미정상 간 직접소통에도 불구하고 순항을 기대하기는 성급해 보인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결코 속도를 말한 적이 없다”며 “봐라, 이런 식으로 80여년이 흘러왔고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가진 것은 6개월 전의 일이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잘 해나가고 있다. 나는 서두를 게 없다. 나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면서 “로켓도, 실험도 없다는 게 내가 아는 모든 바”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른바 ‘속도조절론’을 재확인한 셈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겠다는 얘기를 한 것은 북한에게 고위급회담에 나오고 신고검증 문제를 풀라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 일괄신고를 요구하지는 않더라도 제대로 된 체크를 하겠다는 원칙에 있어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신 센터장은 이어 “북한은 정치적 타결을 지으려 하겠지만 미국은 고위급회담을 생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의지를 밝혔지만 향후 의제와 시기, 장소 등을 논의할 회담을 놓고 북미 간 신경전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아직 대면식도 갖지 못한 상태고,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 고위급회담도 기약이 없는 상태다.

이와 함께 작년 중간선거 이후 미 하원 주도권을 쥐게 된 민주당이 새해 들어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압박 강화를 벼르고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미 의회에서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유도하기 위해 대북 유류 공급과 금융거래 차단을 확대하는 법안을 재추진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하면서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를 구축했는데, 그에 대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솔직히 말해 이 행정부가 출범하지 않고 다른 행정부가 들어섰다면 아시아에서 엄청난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한 것 역시 미 의회와 조야에 폭넓게 퍼져있는 북핵협상에 대한 비판과 회의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미정상 간 유화 제스처가 이어지면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했는데 북미관계 진전을 의미한다”며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북미회담을 갖고 미국과의 관계를 좀더 진전시킨 뒤 서울 답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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