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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Insight-임성식 KOTRA 뉴델리 무역관 과장] 사자, 코끼리, 2019년 인도 총선 그리고 벌떼들
인도하면 떠오르는 동물은 우선 인구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힌두교도가 성스럽게 여기는 소가 있다.

인도의 국가 엠블렘이자 정부를 상징하는 로고인 아쇼카 왕의 석주를 장식하고 있는 것은 네 마리 사자다. 2014년 취임 이래 인도의 모디 총리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Make in India’ 캠페인의 마스코트가 바로 사자다.

부정부패 척결, 기업환경 개선 등 경제개혁을 힘있게 밀어붙이는 그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인도는 또 코끼리로 비유되곤 한다.

인도의 경제성장을 논할 때 주로 등장하는데, 코끼리처럼 덩치가 크고 둔하지만 한번 뛰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8월 15일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모디 총리는 바로 지금 인도가 “변혁, 실행, 전환기(Reform, Perform, Transform)”에 놓여 있다고 말하며, 전 세계가 잠자는 코끼리가 깨어나 걷고, (경제발전이라는) 경주에 참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고 선언했다. 지난 5년 동안의 경제적 성과를 과시함과 더불어 2019년 총선 승리를 통해 새로운 인도 건설의 이상을 실현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지난 5년간 모디 정부가 남긴 경제적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2014년 이래 경제성장률이 7% 안팎을 유지해 명목 GDP 기준 경제규모는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6위로 올라섰다. 기업환경 개선에 주력한 결과, 인도는 세계은행의 2019년도 기업환경평가에서 7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모디 총리 취임 당시 인도의 순위가 190여개 국가 중 142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IMF 등 세계 경제기관들은 인도를 세계경제의 ‘빛’이라고까지 칭하며, 코끼리가 이번에야말로 달릴 준비가 된 것 같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2019년 총선을 앞둔 인도 집권여당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지난 12월 예비 총선으로 이목을 끈 5개 지역 지방선거에서 패한 것이다. 인도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농민층과 기타 소외계층의 이반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됐으나, ‘힌디벨트’라 불리는 핵심 지지 지역에서 패배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여기서 떠오르는 것이 벌집의 비유다.

2013년 총선을 1년 앞두고 당시의 여당인 국민회의당의 라훌 간디 부총재가 느닷없이 인도를 ‘벌집’에 비유하며 논란에 휩싸였던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인도인들은 각자 자리에서 일할뿐 벌집 전체를 보지 못한다. 하지만, 개개의 벌들이 날개짓하며 내는 소리는 강력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이렇듯 집중되진 않으나 다양함 그대로 포용하는 것이 바로 인도의 힘이며, 그것이 집중화돼있고 단순한 중국과는 다른 인도의 강점이라는 것이다.

힌두중심주의,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을 펴는 모디 정부는 포용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14년 이후 5년 동안 모디정부는 강력한 리더십과 통제력을 바탕으로 인도라는 코끼리를 미래 중국의 잠재적 대안으로 만들어놨다. 2019년 인도 유권자들은 사자, 코끼리, 벌떼의 모습 중 어느 쪽에 주목할까. 인도가 신남방 미래시장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2019년 인도 총선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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