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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관세’ 공격…中 방패는 ‘관료주의’
통관지연 美 과일 상하기 일쑤
정밀 조사로 반송도 다반사
美 소규모 기업·농가 고통 호소
미묘한 조치 의도성 입증 어려워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응해 중국은 불시 점검, 통관 지연 등 ‘관료주의’로 맞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미국의 소규모 기업, 농가 등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ㆍ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특유의 관료주의를 이용해 미국 기업들의 발목을 묶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추가 정밀 조사, 예상치 못한 선적 거부 등이다.

미국의 체리 수출업체들은 올해 초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된 후 중국의 통관 절차가 갑자기 느려졌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5월말과 6월초 예고되지 않은 조사들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부두에 쌓여있던 일부 제품이 상하기 시작했고 수출업자들은 체리가 다 썩기 전에 판매처를 홍콩, 대만 등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지난달 미국 북서부 체리재배자협회는 관세 및 다른 장애물들로 인해 올해 8900만달러(약 997억원)의 손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피해자는 특히 소규모 기업들이다. 뉴잉글랜드의 한 가족 경영 기업은 올여름 평소처럼 송아지 가죽들을 중국으로 보냈다. 하지만 컨테이너 집계에서 약간의 오차가 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거부당했다. 중국 남동부 지역 항구에 한달 이상 쌓여있던 송아지 가죽은 결국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이로인해 약 5만달러(약 56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최근 미중 기업 협의회 조사 결과 기업인 4명 중 1명은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중국 당국의 검사가 늘었다”고 답했다. 이들은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된 정치적 리스크가 가장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SCMP는 진부한 전술이지만 중국 정부는 정치적 갈등이 있을 때 이처럼 비관세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은 미국에 5000억달러(약 560조원) 규모를 수출했다. 반면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은 1300억달러(약 146조원)에 불과해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대신 중국은 승인 지연, 규제 등을 통해 미국 기업들을 괴롭히고 있다. 하지만 이는 미묘한 조치여서 무역전쟁으로 촉발됐다는 점을 입증하기는 힘들다고 한 로펌 변호사는 토로했다.

SCMP는 “중국의 변덕스러운 규제 시스템으로 인해 무엇이 무역전쟁과 관련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위에서 직접 내려온 지시인지, 지나치게 열성적이거나 부패한 지역 관리가 취한 조치인지 판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홍콩 정보분석업체 아르코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제이슨 라이트는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중국 지방 관리는 미국 기업 임원들과의 만남을 꺼려한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 역시 중국이 이같은 비관세적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중국 정부가 미국 주요 기업에 대한 사업 면허 거부 등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달 정상회담을 통해 90일간 휴전에 합의했다. 하지만 양국간의 긴장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SCMP는 지적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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