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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감세 1년…효과는 ‘글쎄’
반짝 투자…이익내고 해고까지
주가 받치려 자사주 매입 치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감세정책이 기업 이익은 불렸지만, 그 효과는 당초 기대한 것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업들은 투자를 ‘반짝’ 늘린 뒤 다시 돈을 거둬들였고,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리다 손실을 보기도 했다. 일부는 약속한 임금 인상과 보너스 대신 정리해고로 대응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업들의 세후 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약 20% 늘었다. 세전 이익이 이보다 더디게 늘었다는 점에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부양의 간판 정책으로 내놓은 세금 감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고, 기업이 해외 현금을 본국으로 송환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주요 기업들은 이에 대규모 투자, 근로자 임금 인상, 보너스 지급 등으로 화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요 751개 기업이 내세운 것만 1940억달러(약 217조원) 투자, 근로자 200만명의 임금 인상,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 보너스 등이었다고 FT는 전했다. 약속은 오래가지 못했다. 올해 1분기, 2분기 기업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5%, 8.7% 늘었지만, 3분기에는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업들은 중장기 성장을 도모하는 투자 대신 주가를 방어하는 자사주 매입에 속도를 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은 3분기에만 2000억달러(약 224조원)를 여기에 쏟았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기업의 자사주 매입 금액이 1조달러(약 1120조원)로 기록적인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다만, 자사주 매입이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지난 1~9월 629억달러(약 70조4000억원)를 쏟아부은 애플은 91억달러(약 10조2000억원)에 이르는 평가 손실을 입었다. 영국 펠헴 스미더스 어소시에이션(PSA)의 펠헴 스미더스 이사는 CNBC 방송에 “애플은 퀄컴과 소송, 스마트폰 포화, 무역전쟁 등으로 주가가 지금보다 25%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도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 후 주가가 내려가 손실을 봤다.

또 일부 기업은 전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고도 임금 인상이나 보너스 지급 대신 해고를 결정했다. 웰스파고, AT&T, 버라이즌 등은 자동화, 외주화,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일자리 감축 계획을 내놨다.

감세와 정부지출 확대로 재정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미국 의회예산처(CBO)에 따르면 올해 연방정부 재정 적자는 9700억달러(약 1086조원)로 국내총생산(GDP)의 4.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양영경 기자/y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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