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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사고 부르는 살얼음…‘블랙아이스’ 비상
일반도로 14배·눈길 6배 미끄러워
해마다 결빙도로 발생 사고 1200건


전날 내린 눈이 한파에 빙판으로 변했다. 서울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1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시민들이 추위에 잔뜩 움츠린 채 미끄러운 빙판길을 지나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1. 지난 12일 오전 0시 30분께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덕산리 남산마을 입구 도로에서 차량 12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정모(67)씨 등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전날 내린 비로 인해 내리막 도로가 빙판길로 변하면서 다중 추돌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2. 지난 11일 오전 7시 30분께 전남 장흥군 남해고속도로 장동2터널(영암 방면) 인근에서 차량 17대가 잇따라 추돌해 운전자와 동승자 등 4명이 경상을 입었다. 최초 1t 트럭과 5t 화물차가 추돌한 직후 뒤따르던 차들이 급제동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전날 밤사이 0.5㎜가량의 부슬비가 내린 뒤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생긴 ‘블랙아이스’로 인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계속되는 강추위 속에 눈비가 내리면서 ‘블랙아이스’의 습격이 이어지고 있다. 블랙아이스는 기온이 갑작스럽게 내려가면서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나 비가 다시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도로 결빙 현상으로 겨울철 ‘도로 위의 암살자’라고 불릴 정도로 위험하다. 블랙아이스가 워낙 얇고 투명한 탓에 운전자의 육안으로 아스팔트 도로와 블랙아이스를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떨어지는 이른 새벽이나 아침 출근길에 자주 발생한다.

14일 도로교통공단의 최근 4년(2014∼2017년)간 노면 상태별 교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겨울철에 발생한 결빙도로와 적설도로 교통사고는 각각 5190건, 2699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겨울철마다 결빙도로에서만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1200건에 달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결빙도로와 적설도로 교통사고로 발생한 사망자 수도 각각 175명, 48명으로 해마다 평균 56명이 결빙도로나 적설도로에서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잇따른 블랙아이스 사고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면서 경찰은 지역별로 자체적으로 빙판 취약 지점을 관리 중이다. 블랙아이스 도로는 평소 도로에 비해 매우 미끄러워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길어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블랙아이스 도로는 다른 일반 도로에 비해 최대 14배 더 미끄럽고, 눈길보다도 6배 더 미끄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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