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꽃’·최울가 ‘여름날의 작업실’…
로이 리히텐슈타인·데미안 허스트 등
성탄선물 같은 국내외 작가 작품 풍성
1부 8~12일 헤럴드갤러리
2부 15~19일 유중아트센터서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를 발행하는 (주)헤럴드의 자회사이자 미술전문기업인 헤럴드아트데이(대표 소돈영)가 12월 온라인미술품경매를 개최한다. 이번 경매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열리며, 1부는 후암동 헤럴드 갤러리(12월 8~12일), 2부는 방배동 유중아트센터(12월 15~19일)에서 진행한다.
12월 경매에는 장욱진, 천경자, 전혁림, 최영림, 최쌍중, 이우환, 오승윤, 이영배, 산정 서세옥, 사석원, 최울가, 강형구, 최영욱, 권기수, 박생광, 김기창 등 한국작가를 비롯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데미안 허스트, 마크 코스타비, 베르나르 뷔페 등 해외 유명 작가 작품이 나온다. 외에도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쇼메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명품 가방 및 시계도 경매에 나왔다. 1부와 2부 출품작이 다르니 미리 확인해야한다.
▶운보 김기창 ‘바보산수’=한국화의 대가로 평가 받는 운보 김기창(1913-2001)의 대표 연작인 ‘바보 산수’가 나왔다. 1부 출품작이다. 대담하면서도 단순하게 표현된 바위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줄기가 절경을 이룬다. 주막과 바위절벽에서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거나 풍경을 즐기는 인물들의 아기자기한 표현들이 강약의 조화를 이루고, 군더더기 없이 시원하게 채색된 바위와 절벽, 산세의 붓질 속에서 대가다운 면모가 엿보인다.
전통 한국화에 집중했던 운보는 1950년대 들어서 입체파적 면모와 추상적 경향의 작품을 선보인다. 60년대 중반부터는 수묵을 통한 다양한 시도로, 완전추상인 문자도와 짙은 청록으로 화면을 채운 ‘청록산수’ 연작을 선보였다. 또한 70년대 후반 운보가 예순이 넘은 나이에 탄생시킨 ‘바보산수’ 연작은 산수화를 민화의 해학적 요소와 함께 현대적으로 풀어낸 수작으로 꼽힌다.
▶천경자 ‘꽃’=한국 채색화의 독보적 경지를 이룬 천경자(1924~2015)는 특유의 원색적 색채와 이국적 스타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작가다. 천화백은 그림 만큼이나 글에도 소질이 있었다. 1955년 첫 수필집을 낸 이후 많은 글을 남겼고, 그림과 함께 수록하기도 했다. 당시 잡지와 신문엔 천화백의 삽화, 스케치, 해외여행 풍물화 등이 게재되며 인기를 끌었다. 이번 출품작은 1부에 나오며, 60년대 여성잡지 ‘여상(女像)’에 실린 삽화의 원화다. 아래로 떨궈진 민들레 꽃송이와 줄기를 빠르고 자유로운 선으로 묘사한 후 사방으로 뻗은 잎사귀가 눈길을 끈다.
▶최울가 ‘여름날의 작업실’=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담벼락 낙서처럼 자유분방한 작업을 선보이는 최울가(63)의 ‘여름날 작업실’이 2부 경매에 나왔다.
단순하지만 강렬한 원색의 선과 면들의 왁자지껄한 조합을 이룬다. 의자만한 꽃, 거대한 수박 등 비현실적으로 묘사된 다양한 소재들은 그래피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큰 고민 없이 죽죽 그어나간 듯한 선 아래, 알록달록한 배경색과 기교를 부리지 않은 형상들의 소박하고 솔직한 표현이 경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영배 ‘무제’=포스트 단색화가로 분류되는 이영배(이배ㆍ62)는 숯을 이용한 독특한 회화로 ‘숯의 화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0년 프랑스로 건너간 이래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국제적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유학시절,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아 숯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작가는 곧 모든 색을 포용하는 숯에 매료돼 특유의 회화와 입체를 선보여왔다.
이번 1부 경매에 나오는 작품은 기호와 서예의 중간에서 동양의 정적인 신비감과 서양의 모던함을 담았다. 상아빛의 매트한 아크릴 바탕에 숯을 배합한 검은 안료를 큰 붓에 찍어 그려, 바탕에 스미듯 물감이 내려앉았다. 공간의 한 조각을 얇게 잘라낸 듯한 평면성과 함께 흑빛 선과 점들이 두둥실 떠오르는 듯한 공간감이 돋보인다.
경매 출품작은 아트데이옥션 온라인 홈페이지(www.artday.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매응찰은 1, 2부 경매 기간 동안 홈페이지에서 24시간 가능하다. 전화 응찰도 열려있다. 경매마감은 각 마감일 오후 4시부터 작품 번호순 1분 간격, 1점씩 마감된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