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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조선 싫어 선택한 해외행“ 진작에 올걸” 만족도 높아

일부는 이질적 문화에 적응 못하고 U턴도

올해 초 일본에서 여행 가이드 일을 시작한 오진주(28) 씨는 요즘 “더 빨리 일본행을 택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말한다. 2년여 동안 국내에서 취업 준비 활동을 했던 오 씨는 결국 국내 취업에 실패했다. 급여와 직장 내 복지를 따져 대기업에 집중했지만, 매번 고배를 마셔야 했다. 중소기업 취업 등을 고민하던 오 씨는 유학 당시 경험을 되살려 지난해 일본행을 선택했다.

오 씨는 “국내 취업을 포기하고 해외취업을 선택하며 2년에 가까운 준비기간을 가져야 했다”며 “국내 대기업에 취업했을 때보다 월급은 적고 안정적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국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 것 같아 현재로서는 일본행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해외취업은 청년들에게 더는 낯선 용어가 아니다.

극심한 국내 취업난 탓에 이른바 ‘꿈의 기회’로까지 여겨지는 해외취업에 젊은 구직자는 점점 더 몰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국내에서 느끼지 못한 안정감을 찾았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생각했던 천국은 없었다”는 비판도 있다.

청년들 사이에서 해외취업 열기는 매년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초 KOTRA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개최한 일본 특화 취업 박람회에는 2500 명이 몰렸다. 일본 기업 112곳이 참여한 박람회에 몰린 구직자는 지난해의 2배 수준이다. 일본행을 선택하는 구직자가 늘자 올해는 아예 다른 국가와 달리 일본 취업 박람회를 따로 열었다. 실제로 올해 행사 전 진행한 일본 기업의 취업 서류전형엔 6200명이 지원할 정도였다.

취업 준비생 김모(28) 씨도 한 일본 기업의 하반기 공개채용에 응시했다. 1년 넘게 일본 기업 취업을 준비한 김 씨는 요즘도 일본어 회화 학원에 다니고 있다. 박람회에도 참석했던 김 씨는 가장 먼저 ‘불안한 국내 취업상황’을 꼽았다. 그는 “일본 기업은 상담 과정에서도 ‘안정성’을 강조했다”며 “사생활도 없이 일에만 매달려도 언제 해고당할지 걱정해야 하는 한국 상황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취업 중개업체 역시 일본 기업들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노동력 부족 탓에 현지에서는 직업의 안정성 등 한국보다 나은 업무환경 등을 강조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전혀 다른 기업문화 탓에 적응을 못 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점차 나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단에 따르면 K-무브를 통해 해외에서 취업한 사람은 매년 증가세로 지난해에만 5118명에 달한다. 이중 일본으로 취업한 경우가 전체 중 27%에 달하는 1427명이다. 해외 취업자 4명 중 1명 이상은 일본으로 향하는 셈이다.

그러나 해외취업을 노리는 구직자가 늘면서 실패사례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충분한 준비없이 해외취업을 준비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다. 일본의 한 무역회사에 취업했던 이모(30) 씨는 취직 3년만인 지난해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금은 국내 중견 건설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 씨는 “당시에는 국내 취업 상황이 너무 어려워 일본으로 갔었다”며 “일본 일자리의 질이 더 좋다는 얘기를 들어 일본행을 결정했었지만, 이질적인 외국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돌아왔다”고 했다.

이 씨는 “충분한 준비를 하고 갔더라도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 해외취업”이라며 “무작정 도전한 해외취업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회팀/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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