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미중 무역전쟁에 ‘등터지는’ 화웨이
뉴질랜드도 화웨이 5G 금지
獨·英도 입찰 배제 움직임


호주에 이어 뉴질랜드가 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네트워크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발 화웨이 ‘보이콧(불매운동)’이 전세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화웨이는 100% 중국 민간기업이다. 그런데 어쩌다 미국발 무역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을까.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뉴질랜드 정부통신보안국(GCSB)은 네트워크 보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자국 통신사 스파크의 화웨이 5G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앞서 호주는 지난 8월 화웨이 제품 사용 금지를 결정했다. 독일과 영국은 내년에 5G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데 화웨이를 배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서방국가들의 화웨이 보이콧은 미국의 압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은 이미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도청이 가능한 백도어(해킹 프로그램)를 통신장비에 숨겨 놓으라고 지시하면 화웨이는 이를 거절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달들어 미국은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에도 화웨이 제품 사용 중단을 요구했다. 첩보를 공유하는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이른바 ‘파이브 아이스(Five eyes)’ 국가들에게도 같은 요구를 했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가 미중 무역 전쟁의 또 다른 전선이 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이 기술 도둑질을 하고 있다며 첨단기술 제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기업의 미국 기술기업 투자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국들의 화웨이 안보 의혹 제기는 최근 상황이 아니다.

호주는 지난 2012년 초고속통신망 장비 도입 때도 화웨이의 입찰을 거부한 바 있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중국 인민해방군 정보장교 출신으로 중국 정부와 관계가 밀접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런 회장은 현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3명의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를 6개월씩 번갈아(순환) 맡고 있다.

화웨이 측은 런 회장의 30년 전 군 경력을 안보문제와 연관짓는 것은 억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발효된 국가정보법 개정안 등을 비롯해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 정부의 정보 수집 강화 우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국가정보법 개정안은 자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개인과 기업이 국가 정보 작업에 협조해야한다는 게 골자다.

한편 5G 시장 선점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화웨이는 세계 각국에 딜레마를 안기고 있기도 하다.

화웨이는 전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22%로 1위다. 특히 5G 사업에서는 독보적이다. 네일 맥라에 영국전기통신유한회사 네트워크 디자인 수석은 “현재 세계에서 5G 장비를 제대로 공급하는 회사는 화웨이뿐”이라며 “다른 기업들이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최근 화웨이는 자신들을 배제할 경우 5G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