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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만에 금리인상④]역대 금리인상 시기 집값 올랐는데, 이번엔 다를까?

대출부담 커지면 집값엔 부정적이지만,
2005년 이후 2차례 금리인상 모두 집값 올라
“현재 ‘경기개선’ 상황 아니어서 과거와 달라”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하락추세인 주택시장에 또 하나의 악재가 더해졌다.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올려 대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집을 사는 사람들은 집값의 상당 비율을 대출을 통해 마련하기 때문에 금리상승은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역대 금리인상 시기 집값 흐름은 일반적인 상식과는 반대다. 금리인상 시기는 일반적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고 경기가 활기를 띠는 때여서 집값이 오히려 더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2005년 이후 두 시기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첫 번째 시기는 2005년 10월부터 2008년 8월까지다. 2004년 11월 3.25%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를 2005년 10월 3.50%로 0.25% 올리더니, 이후 8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 2008년 8월 5.25%까지 높였다.

두 번째 시기는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1년간이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기준금리는 2009년 2월 2.00%까지 내려갔다. 이후 경기상황이 안정되는 듯하자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 등을 이유로 2010년 7월 기준금리를 2.25%로 올렸고, 이후 2011년 6월 3.25%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첫 번째 금리인상 시기가 시작되던 2005년 10월 이후 집값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05년 연간 3.78% 올랐던 전국 주택(아파트, 연립, 단독주택 포함) 가격은 2006년 11.58%나 뛰더니 2007년과 2008년 각각 5.81%, 5.86%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상승폭은 더 컸다. 2005년 4.91% 오르던 게 2006년 20.36%나 폭등했고, 2007년(10.45%)과 2008년(9.31%)에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휘몰아친 2008년 말 이후 주택시장은 빠르게 위축됐다. 수도권에선 2010년엔 연간 기준 마이너스변동률(-1.83%)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번째 금리인상 시기(2010년 7월~2011년 6월)에도 집값은 올랐다. 월간 기준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던 전국 집값은 2010년 9월(0.07%) 플러스도 돌아섰고, 2011년엔 연간 6.14% 오르며 상승 반전했다. 수도권도 2011년엔 오름세(0.79%)로 돌아섰다.

2012년 이후 최근까지 한은은 기준금리를 계속 인하했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 및 수도권 일부지역 집값이 2015년 말 이후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와 올해는 폭등 수준의 변동률을 기록하자 혼란이 가중됐다.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은데, 과도한 유동성이 제조업이 아닌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서울 등 주요 지역 부동산을 폭등하게 하는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은 과거와 달리 경기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차원이 아닌 만큼 ‘금리인상-집값 상승’ 공식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금리차가 너무 벌어졌을 정도로 지나치게 낮은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과거 금리인상기와 달라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이번 금리인상은 과거처럼 ‘경기개선-금리상승-집값 호조’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결정된 게 아니다”며 “주택수요자들의 매수심리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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