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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금리결정, 美서 급제동…이번이 마지막 인상?
파월 ‘금리인상 감속’ 시사
한미 금리차확대 부담 낮아져


하필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비둘기적(Dovish, 통화완화적)’ 발언이 나왔다. 11월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그 명분 중 하나인 한미 금리차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가능성이 낮아지는 재료다. 시장에서는 일단 한은이 이번만 기준금리를 올린 후 상당기간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월 연준 의장은 28일(현지시각) 뉴욕 경제클럽 강연에서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금리는 여전히 낮다”면서도 “현 기준금리는 중립금리(Neutral rate) 바로 밑(just below)에 있다”고 말했다. 또 “미리 정해진(preset) 정책은 없다”면서 “우리는 금융 및 경제 데이터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지에 매우 긴밀하게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언급은 지난달과 상당히 차이가 크다. 그는 지난달 3일 크탱크 애스펀연구소 주최 애틀랜틱 페스티벌에서 PBS 대담에 출연해 “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이나 우리는 중립적인 지점까지 점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중립을 지날 수도 있지만, 현시점에선 중립으로부터 한참 멀리 있는 듯하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줬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말한다.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결정할 때 기준이 되어 왔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당초 예고했던 올해 1차례, 내년 3차례의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통해 연준의 내년 기준금리 3회 인상은 과도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라며 “올해 12월과 내년 1분기에 추가로 1회 인상한 후 2015년 12월부터 시작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은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면 한미 금리차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해소될 수 있어 한은의 금리 인상 명분이 희석된다.

특히 내년에는 한은을 포함, 경제 전문기관들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대 중반으로 보고 있다. 경기 위축이 현실화되는데 금리인상으로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하면 경기 하강 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또 악화된 고용지표와 낮은 물가상승률 역시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아 한은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리인상 시그널을 확실히 준 만큼 이번 달까지만 올리고, 내년에는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21일 106개 기관의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9%가 이번 달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시장금리도 지난 28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날보다 1.2bp(1bp=0.01%p) 오른 연 1.920%로 장을 마치는 등 금리인상 기대가 반영됐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금융투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한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계속 동결하다가 내후년엔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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