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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개혁개방 40년, 新냉전시대] 지구촌 공간 재편 ‘中 일대일로’…美 “부채 함정외교”
세계 112곳 600개 프로젝트 진행
자원확보·시장개척 ‘끝없는 탐욕’


“세계가 중국을 변화시킬 것이라 했지만, 중국이 세계를 바꾸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3년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제안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통해 지구촌 공간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중국 주도로 전 세계의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경제 벨트를 구축하려는 구상이다. 미국을 제치고 초강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중국몽’(中國夢)과 함께 시 주석의 절대권력을 떠받치는 중심축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구촌의 재정·지정학적 관계를 재형성할 광대한 무역·투자·인프라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나머지 세계를 베이징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봤다.

일대일로 구상은 주로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저개발 지역에 집중됐다. 중국이 국유 은행을 통해 상대국에 자본을 빌려주고 중국 국유 기업들이 사업에 참여해 대규모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방식이다. 중국이 초기 자본을 대주고 해당 국가의 시장을 선점, 중국 기업이 이익의 상당 부분을 회수하기도 한다.

이와 맞물려 전 세계는 ‘중국의 공사장’이 된 지 오래다.

NYT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10년간 전 세계 112곳에서 6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대부분은 일대일로 구상 하에 이뤄진 것이다.

각국에 설치된 파이프라인, 석유·가스기반 시설 41곳은 중국의 자원 확보를 돕고, 203곳에 건설된 교량·도로·철도 등은 중국 상품을 실어나를 수 있는 통로가 됐다.

원자력, 천연가스, 화력, 재생에너지 등 각종 발전소 199곳은 중국 건설·장비업체에 새로운 시장을 열어줬다. 건설기술도 해외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이 자금을 대고 직접 건설한 캄보디아의 댐 7곳은 현지 전력의 절반을 생산한다.

중국은 또 서구의 텃밭이었던 아프리카를 일대일로로 연결, 중국의 경제영토로 변모시켰다. 중국의 대아프리카 누적 투자액은 지난해 1000억달러(약 112조원)를 넘어섰다. 아프리카에 건설된 최신 공항시설, 도로 등은 중국의 기술과 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면 된다는 말도 나온다.

유럽에서도 불을 댕기고 있다. 중국은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다뉴브 강 위에 첫 번째 다리를 놓았다. 몬테네그로에서는 통행 불가능했던 산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기반시설과 재정적 지원은 중·동부 유럽을 안보 관점으로 보는 미국과 러시아나 이민문제로 분열된 유럽연합(EU)으로부터 얻기 어려운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대일로에 신음하는 참여국도 늘고 있다. 파키스탄, 라오스, 몰디브, 몽골, 지부티, 키르기스스탄, 몬테네그로, 타지키스탄 등은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부채 수렁에 빠졌다. 최대 협력국이었던 파키스탄은 대규모 차관을 끌어왔다가 국가 부도 위기를 맞은 상태다.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몰디브 신임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탈중국”을 외쳤다. 몰디브는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5억달러의 빚을 졌다.

중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는 미국은 이에 대해 ‘부채함정 외교’, ‘신 식민주의’라고 지적한다. 참여국을 파산 위기로 몰고 부채조정 과정에서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근 시 주석은 “일대일로는 중국의 개방의지가 담긴 공동 번영의 길이기 때문에 지정학적 측면에서 ‘덫’의 성격을 지닌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비판을 의식해 신규 투자의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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